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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북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취소 위기에 몰리면서 지역사회를 넘어 교육계까지 들썩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상산고와 설립자인 홍성대 이사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이라는 대표 교재의 저자로 유명한 홍성대(82) 상산학원 이사장이 1980년에 설립한 학교다. 2002년 지금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전신인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인 2009년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으로 자사고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된 뒤에는 2010년 자사고로 전환했다. 상산고와 같이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한 민족사관고·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현대청운고 등도 이 시기 자사고로 바뀐 뒤 전국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상산고 설립자 홍성대 박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홍 박사는 1937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남성고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에는 수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수학의 정석’을 기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을 신장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박사는 수학의 정석 판매로 얻은 수익을 교육발전에 쓰기로 하고 1980년 학교법인 상산학원을 설립하고 이듬해인 1981년 상산고를 개교했다. 상산고 설립에 사재 451억 원을 출연한 뒤 학생 기숙사 확충을 위해 190억 원을 추가로 내놨다.
상산고는 이러한 유명세를 타고 개교 초기부터 지역 명문으로 성장했다. 2002년에는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되며 강원도의 민사고와 더불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으로 도약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우후죽순 설립된 자사고로 오히려 손해를 본 학교란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는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내걸고 지난 2009~2010년 사이 서울에서만 27곳, 전국적으로 54곳의 자사고를 출범시켰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전북지역 주민들은 “번듯한 명문고를 죽이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최근 라디오방송에 나와 “멀쩡한 학교를 폐지하는 게 전북에 도움이 되겠냐는 부분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느닷없는 상산고 재지정 취소는 도민 정서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