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열사 모친 만난 문재인·안희정 “의로운 죽음 방치 안돼”

  • 등록 2016-05-18 오후 12:37:26

    수정 2016-05-18 오후 12:38:28

[광주=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야권의 두 잠룡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8일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나란히 걸어서 구묘역으로 이동했다. 이 곳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의 모친을 만나 구묘역의 손질과 이한열 열사의 5·18 유공자 인정 등을 약속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김경수 더민주 당선인·강기정 의원과 함께 오전 10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오솔길을 통해 구묘역까지 동행했다. 안 지사는 “신묘역은 낯설다”며 “구묘역에서 추억이 나온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과거엔 ‘아침이슬’ 등도 부르고 했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으로, 공연으로 못박았다”고 질타했고 문 전 대표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쟁점을 만드는 것도 웃긴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경과 보고도 뜬구름잡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환담을 나누며 구묘역에 도착한 네 사람은 먼저 참배하고 있던 이 열사의 모친을 만났다. 문 전 대표는 손질된 이 열사의 묘지를 보면서 “세상이 좋아진 것 아니냐”고 인사를 건넸다. 이 열사의 모친인 배은심씨는 “힘내달라, 많은 사람이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김경수가 잘 됐으니 시름을 덜었다”고 했다.

안 지사는 “건강하시니 좋다”며 “우상호 (원내대표)도 그렇고, 건강하신 게 우리 바람”이라고 인사했다. 배씨는 “상호가 돼서 마음이 평탄하다”고 화답했다.

문 전 대표는 바람 있느냐고 물었고 배씨는 “소외받는 기분이다”라며 “민주화 과정에서 의로운 죽음을 당했는데 방치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때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았는데 세상에 소통이 안된다”며 “관련 법안이 18대부터 올라갔는데 계류가 됐다. 법안이 20대 정무위에서 논의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 열사는 지난 2001년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5·18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는 인정되지 않아 구묘역 쪽에 안치돼 있다. 배씨는 “대안법안을 만들어서 김경수를 찾아가겠다”고 했고 김 당선인은 “잘 챙겨보겠다”면서 배씨의 두손을 굳게 잡았다.

뒤를 이어 버스를 타고 이동한 우상호 원내대표가 배씨와 격하게 포옹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열사와 연세대 동문으로 함께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인연이 있다. 배씨는 우 원내대표에게 “걱정이다. 말을 뱉어도 되새겨서 뱉으라”고 애틋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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