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 "알뜰주유소, 민폐주유소로 전락"..석유公 비싼 기름 의무구매

고속도로알뜰주유소 전체 물량 절반은 석유公 의무구매
도로공사 유류 공급분이 리터당 평균 20~30원 더 저렴해
석유공사, 중간에서 특별한 역할 없이 수수료만 챙겨
  • 등록 2015-07-03 오후 3:23:15

    수정 2015-07-03 오후 3:23:15

하태경 의원실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부산·해운대기장乙)은 “도로공사에서 운영되고 있는 알뜰주유소가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있기는 커녕 서민과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민폐주유소”고 주장했다.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가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도로공사 역시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 2012년부터 알뜰주유소 제도를 고속도로주유소에 도입했다. 현재 도로공사가 운영 중인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전체 판매물량 50%는 석유공사를 통해 의무구매 하도록 강제돼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를 통한 의무구매 방식이 서민과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유류 구매 관련해 석유공사 공급분과 도로공사 별도 공급분을 비교·분석한 결과, 작년 8월부터 올 4월 동안 도로공사가 별도로 확보한 유류 공급분이 석유공사를 통한 공급분보다 리터당 평균 휘발유는 33.74원, 경유는 24.51원 더 저렴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 가격차는 무려 리터당 휘발유 67.35원(14년 12월), 경유는 48.07원(15년 1월)에 달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는 이 기간 석유공사로부터 유류를 구입해 40억원 이상의 추가 가격이 발생했고, 이러한 부담은 결국 서민과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현재 석유공사는 통합입찰에서 공급사로 선정된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구매한 뒤, 중간 유통 마진을 남겨 고속도로주유소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역할은 ‘단순 중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는 리터당 평균 20~30원의 중간 마진을 챙겨 고속도로주유소의 원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주유소 유류 수송도 정유사, 아니면 주유소가 자차수송 하기 때문에 석유공사는 물류비도 투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공사는 한마디로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으로 중간에서 특별한 역할 없이 수수료만 챙기고 있는 셈이다.

하 의원은 지난 1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은 하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관해 “의무구매 약정은 공급단가 인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석유공사의 수수료로 인해 구입가격이 더 비싸다”면서 석유공사를 통한 의무구매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소비자가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알뜰하게 유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1원이라도 값싼 기름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며 “석유공사의 50% 구매 약정 제도에 대한 정부의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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