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노숙 탈북단체 방청권 싹쓸이
(수원=연합뉴스) “종북세력 척결(보수단체)” vs “이석기 석방(진보단체)”
33년만의 내란음모 사건 첫 공판이 열린 12일 오후 2시 수원지법 110호 법정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 피고인 7명이 입장했다.
검은색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이 의원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과 악수를 나누는 여유를 보였다.
진보당 경기도당 김홍열 위원장은 방청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피고인 7명에 김칠준, 이정희, 심재화 등 변호사 16명 등 23명은 피고인석이 모자라 법정경위석까지 차지했다.
재판에 앞서 수원지법 정문 앞은 오전 이른 시각부터 보수·진보단체의 대치 집회와 상황을 주시하는 경찰 기동단 등 수 백명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블루유니온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은 수원법원 좌측 건너편 인도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이석기 엄벌’ 등을 주장했고, 통합진보당 당원 등 진보단체 회원 100여명은 법원 우측 건너편 인도에서 정당연설회를 열고 ‘국정원 규탄, 이석기 석방’을 요구했다.
양측의 대치 집회가 자칫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탓에 법원 앞은 그야말로 ‘태풍전야’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편도 2차로인 법원 진입도로 중 각 1개 차로씩을 경찰버스 10대로 막고 경찰 병력 9개 중대(여경 1개 소대) 등 800여명을 배치해 상황에 대비했다.
오후 1시 내란음모 사건 첫 공판 방청권 배부가 시작되자 통일미래연대 소속 탈북회원 26명은 차례로 줄을 서 방청권을 받아갔다.
앞서 탈북 회원 60여명은 방청권을 받기 위해 사흘 전부터 배부처 옆에서 밤샘 대기해 왔다.
형사 110호 법정 98석 가운데 취재진 방청권 30장과 수사 및 재판 관계자 42장을 제외한 26장만 일반에 배부됐다.
수원지법은 방청권 경쟁이 치열해 지자 2차 공판부터는 선착순이 아닌 추첨제로 배부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첫 공판 방청권 배부는 탈북 단체 회원들이 워낙 오랫동안 대기해 온 탓에 별 충돌없이 끝이 났다.
오후 1시 40분께 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내란음모 사건 피고인 7명을 태운 호송차량이 정문을 통과해 법원으로 들어갔고 이어 오후 2시 재판이 시작됐지만 보수·진보단체 회원들은 별다른 동요없이 각자의 집회에 매진했다.
오후 3시 30분께 검찰의 피고인 공소사실 진술 이후 15분간 휴정한 이날 재판은 오후 늦게나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