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조정남 SKT 부회장 "열정·두뇌·창의력 가져달라"

"국가경제 기여..보람 느낀다"
"후배들에 큰 짐 떠넘겨 미안"
  • 등록 2008-01-10 오후 8:48:07

    수정 2008-01-10 오후 8:48:07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후배들에게 너무 큰 짐을 떠넘기게 됐다. 우리는 정신없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열정과 두뇌,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다. 어려운 목표를 넘겨 미안하다."

조정남 SK텔레콤(017670) 부회장(사진)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현재 김신배 사장과 공동으로 SK텔레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 부회장은 10일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오는 3월 주주총회가 끝나고 적당한 시기에 그만두겠다고 회사에 얘기했다"며 "3~4년전부터 그만둔다고 했는데, 인연으로 인해 마음대로 안됐다. 이번에는 내가 강력하게 얘기했고 그룹에서도 들어줄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사원에서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 67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SK에너지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다. 지난 98년 SK텔레콤 사장을 거쳐 2000년부터 SK텔레콤 부회장을 맡아왔다.

조 부회장은 40여년이 넘는 직장생활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우리는 너무 가난했다"며 "국민소득 100불 시대에서 지금은 2만불을 넘었다. 지금까지 최전방에서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내 능력을 벗어나는 어렵고 큰 일을 해왔다"며 "실력이 들통나기 전에 그만두려 했는데, 들통나지 않고 명예롭게 물러나 다행스럽다"며 멋쩍게 웃었다.

조 부회장은 "아직도 임원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라며 "(임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지금은 나 스스로 자유인이 된다는 느낌이 크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을 묻자 "우리 때는 정신없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비전을 잘 세워 머리를 쓰고 창의력을 발휘해야 자신이 속한 회사나 국가가 발전한다"며 "열정과 두뇌, 창의력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조 부회장은 또 "후배들에게 너무 큰 짐을 떠넘기게 됐다"며 "어려운 목표를 넘겨 미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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