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인영 “마냥 기다려선 남북미래 못열어…北개별관광은 창의적 해법”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4일 “지난 70여년 남북 역사가 말해주듯 변화를 마냥 기다리는 태도로는 남북관계의 미래를 열 수 없다”며 “북한지역 개별관광은 남북 교착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공간이자 금강산 관광 문제를 풀고자하는 창의적 해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인영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개별관광 허용 등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연속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뉴스1).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축사를 통해 “분단된 남과 북의 ‘사람’과 ‘사람’이 오고 간다면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약동하게 되고, 이것은 그 자체로 세계에 발신하는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우선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으로 시작해 제3국을 통한 개성, 금강산 관광, 외국인 연계 관광 등으로 대상과 지역을 점차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별관광이 지속되고, 경험이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남북이 더 쉽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토대와 기반도 갖춰지게 될 것”이라며 최근 강원도 고성 제진역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남북 간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해 운을 뗐다. 그러면서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인 이곳에는 ‘금강산 방면’이라는 표지와 북측의 ‘감호역’으로 연결된 선로가 평화의 시간이 도래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남북의 철도와 도로가 복원된다면 평양, 신의주를 넘어 만주, 시베리아, 유럽까지도 평화와 공존, 번영의 꿈을 실어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코로나19의 상황을 살펴야 하겠지만 하루빨리 북측과 개별관광에 대한 대화와 협력을 시작하길 희망한다”며 “정부는 실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북한 지역을 관광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들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일은 광복 75주년으로 남북 간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고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순간”이라면서 “우리 민족에게 남은 숙명이자 과제로 ‘때’를 만들어서라도, 남과 북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미래로 확실한 한 걸음을 옮겨 놓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축사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이인영입니다.

오늘은 국회의원이 아닌, 통일부 장관으로 여러분을 뵙습니다. 먼저 ‘개별관광과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토론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귀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해주신 강병원, 김영호 의원님과 축사를 해 주실 이낙연, 김부겸 의원님,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주신 여러 의원님들과 내빈들께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토론에 식견과 고견을 나눠주실 존경하는 정세현 수석부의장님과 여러 전문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함께하는 모든 분의 지혜를 모아 남북의 미래를 밝힐 창의적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적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참석자 여러분, 손에 잡힐 듯 다가왔던 한반도 평화의 시간이 꽤 멈춰 서 있습니다. 장관 취임해서 그동안 밀렸던 교류협력, 작은 교역 등을 시작했지만 남북 간에는 침묵과 냉담이 흐르고, 복잡한 국제정세들 때문에 제약들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 70여년, 남북의 역사가 말해주듯 변화를 마냥 기다리고 상황에 내맡기는듯한 태도로는 결코 우리민족의 미래를 열어젖힐 수 없습니다.

오늘 토론회의 주제인 ‘북한지역 개별관광’은 남북 교착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금강산 관광 문제를 풀고자 하는 ‘창의적 해법’의 하나입니다.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경험했던 시간들이 있고, 이것을 다시 우리가 재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말씀드리지만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국민들처럼 우리 국민들도 관광을 목적으로 북녘 땅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분단된 남과 북의 ‘사람’과 ‘사람’이 오고 간다면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약동하게 되고, 또 이런 것이 그 자체로 세계에 발신하는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가 우리 겨레의 큰 울림이 되는 큰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우선,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에서 시작해야 하고, 육로로 갈 수 있는 개성, 금강산 관광 제3국을 통한 관광,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등 대상과 지역도 점차 넓혀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별관광이 지속되고, 그런 경험들이 축적되면 우리들의 발걸음이 쌓이고 쌓이면 자연스럽게 남북이 더 쉽고 또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토대와 기반도 갖춰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강원도 고성에 있는 제진역을 다녀왔습니다.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인 이곳에는 ‘금강산 방면’이라는 표지와 북측의 ‘감호역’으로 연결된 선로가 평화의 시간이 도래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북의 철도와 도로가 복원된다면 남쪽에서 출발한 열차가 우리 젊은이들을, 청소년들을 태우고 평양, 신의주, 금강산, 원산을 넘어서 만주, 시베리아, 유럽까지도 평화와 공존, 번영의 꿈을 싣고 나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삶의 무대 꿈의 무대가 한껏 커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남북은 지역적 한계와 고립을 넘어 문화적 상상력과 가능성으로 더 큰 세계와 만날 것입니다. 긴장과 단절, 대결의 공간이었던 접경지역도 경제가 숨통을 트고, 새로운 활력이 시작될 것입니다. 마침내는 남과 북 모두에게 유익을 주는 평화경제의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의 상황을 살펴야 하겠지만 하루빨리 북측과 개별관광에 대한 대화와 협력을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정부는 실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북쪽 지역을 관광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들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내일은 광복 75주년이 되는 날 입니다. 그러나 독립선열들이 가슴 벅차게 꿈꾸었던 해방된 조국은 다시 외세와 냉전에 의해 여전히 둘로 나뉘어 있습니다. 남북 간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고가면서 다시 하나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순간이며, 또 우리 민족에게 남은 숙명이자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당면한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북녘 땅을 밟지도 못하는 지금의 분단 상황을 더이상 고착시킬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가,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때가 되면, 아니 ‘때’를 만들어서라도, 남과 북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그런 미래로 확실한 한 걸음을 옮겨 놓겠습니다.

먹는 것, 아픈 거,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이것만큼은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헌신을 다해서 돌파해 길을 열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서도 힘을 모아주시고 함께 의지를 보태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늘 토론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며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