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카풀(car-pool) 기반 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 스타트업 기업 풀러스(Poolus, 대표 김지만)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동명의 앱 ‘풀러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을 이용해 출퇴근 시간 카풀을 원하는 라이더(탑승자)와 자가용으로 혼자 출퇴근하는 드라이버(운전자)를 매칭해 주는 서비스다.
4년 전 ‘쏘카’ 앱으로 국내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하고 대중화하는 데까지 성공한 김지만 대표가 올 초 설립한 새 공유경제 모델이다.
차를 함께 이용하는 ‘카풀’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2013년 국내 서비스 활성화를 추진했던 ‘우버 (엑스)’가 있었다. SK플래닛 ‘팡요’도 2014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활성화시키지는 못했다. 위 두 서비스 역시 지난해 중단됐다. 관심을 모으는 것 자체도 어려웠다. 기존 법규와의 충돌, 택시업계의 반발도 있었다.
이번엔 성공할까. 평일 퇴근시간 판교에 가서 직접 체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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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판교 한 건물에서 ‘풀러스’ 앱을 깔고 라이더(탑승자)로서 가입했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인증사진 촬영을 포함해 10분이면 충분했다. 약 19분 거리의 미금역을 목적지로 정한 후 드라이버와 매칭을 요청했다.
이렇게 드라이버(운전자) 김연진씨(남·31세)를 만났다. 판교 소재 게임회사 직원이었다. 그는 “평소에 카풀 같은 공익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전에 유사 서비스들이 일찍 종료돼 아쉬웠던 참에 풀러스를 알게돼 바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극 초창기인 5월9일 가입해 주 두세차례 퇴근길 ‘풀러스 드라이버’가 됐다. 드라이버가 판교 내에서 라이더를 태워 받는 금액은 건당 3000~4000원 정도였다. 이 정도라면 돈을 벌려도 생업으로 삼기는 어려워 보였다.
김씨는 “단순히 수익을 위해서 서비스를 이용한다기 보다는 동종업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서비스의 가치가 있다”며 “기획자로서 O2O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과정을 초창기부터 지켜보고 싶다”고 서비스의 대한 애정의 뜻도 밝혔다.
무료 시범 운영 기간이어서 실제 비용이 부과되진 않았다. 그래도 목적지에 도착하니 부과요금이 나왔다. 7180원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카풀이라고 공짜는 아니다. 그래도 예상 택시비용보다는 20% 이상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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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도착 후 미리 약속한 풀러스 라이더 정다솜씨(여·24세)를 만났다. 역시 판교 소재 IT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다.
공짜 기간이기 때문에 쓰는 건 아니었다. 그는 “어차피 택시를 이용해 온 만큼 유료화하더라도 계속 카풀 앱을 쓸 것”이라며 “서비스 시간과 지역이 늘어난다면 카풀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는 법적 한계로 평일 출퇴근 시간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성으로서 모르는 사람의 차에 타는 데 대한 거부감은 없을까. 그는 “회사에서 상사가 걱정했는데 택시도 어차피 모르는 사람하고 타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하는 만큼 재밌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풀러스 가입자 1만명 중 드라이버는 남성이 훨씬 많지만 라이더 중에는 여성 비중이 꽤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풀러스는 또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앱을 통한 각종 서류등록·인증 외에 직원이 직접 드라이버를 만나 안전 매너 운전 지침을 제공하는 ‘풀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풀러스는 이달 초 서비스 지역이 안양, 수원, 용인 등으로 확대했다. 풀러스 관계자는 “아직 시범 기간이지만 이용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우리의 취지에 공감해주고 있다”며 “판교를 중심으로 한 무료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단점을 보완해 차츰 인근 지역으로 카풀 매칭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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