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선종구 회장의 대표직 해임안건을 표결 처리했다. 그 결과 찬성 3명(엄영호·김진용·정병춘), 반대 1명(유경선)으로 선 회장 해임안건이 통과됐다. 유 회장은 이사회 개최 예정시간을 약 1분 넘겨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선 회장과 최정수 사외이사는 유 회장이 이사회 장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자리를 떴다. 6명으로 구성된 하이마트 이사회는 3분의 2 이상(4명)이 참석해야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유 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선 회장과 최 이사가 빠지면 정족수 미달로 해임안건를 처리할 수 없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를 두고 유진측은 "정관에 화상으로 참석할 수 있게 돼있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인 반면 선 회장측은 이사회 무산을 주장해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그룹은 선 회장 해임 직후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 회장이 물러난 자리는 하이마트 내부에서 신망받는 인사로 열흘 내 선임하고, 주식거래 정지가 해제된 직후 곧바로 매각주관사와 협의해 매각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경영진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내부 감사기능 강화, 임직원 고용안정 등을 약속했다.
선 회장 해임으로 최근 검찰 수사로 다시 불거진 경영권 갈등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이마트 임직원 1000여명은 이날 하이마트 본사 앞에서는 대표이사 동반퇴진과 사외이사 총사퇴 등을 요구했다. 선 회장이 물러난 뒤에도 내부 갈등 봉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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