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포스코는 이번에도 `컨소시엄 잔혹사`를 끊지 못했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등 굵직굵직한 매물을 인수한 M&A의 강자다. 하지만 유독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설 때면 힘을 쓰지 못한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은 이번 대한통운 인수전에서도 CJ그룹에 밀리면서 포스코의 지독한 `컨소시엄 잔혹사`가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다른 기업과 손 잡고 뛰어든 인수전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특히 참여했던 인수전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진 항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포스코 컨소시엄`이기에 패배의 충격은 컸다.
포스코의 컨소시엄 잔혹사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매물로 나왔던 한보철강을 인수하기 위해 포스코가 동국제강을 파트너로 삼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것.
하지만 `포스코-동국제강 컨소시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INI스틸(현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의 벽에 부딪혀 첫 실패를 맛보게 된다. 가격은 비슷했으나 채권단은 100% 고용승계 등의 조건을 내건 현대차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4년 뒤인 2008년. 포스코는 이번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GS그룹과 손을 잡았다. 유동성 보유에 있어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그룹의 만남은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자 한화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하지만 GS그룹이 본입찰 서류 제출 후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충격적인 패배로 끝나게 된다.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이번엔 삼성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삼성의 참여로 포스코는 M&A를 반대했던 해외 주요 주주들과 신용평가사들의 우려를 잠재울 명분도 쥐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대한통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는 `포스코-삼성 컨소시엄`으로 승부가 많이 기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시장 예측가를 크게 웃도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기울었던 승부를 뒤집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통운이 CJ그룹으로 넘어가면서 포스코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세차례 인수전에서 모두 패하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된다. 더욱이 삼성과 GS, 동국제강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을 파트너 삼아 도전한 뒤 당한 패배라 더 속이 쓰리다.
■ 포스코의 컨소시엄 잔혹사
2004년 동국제강과 컨소시엄 구성 → 한보철강 인수 실패
2008년 GS그룹과 컨소시엄 구성→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2011년 삼성SDS와 컨소시엄 구성 → 대한통운 인수 실패▶ 관련기사 ◀☞포스코, 200만톤급 파이넥스 첫삽..`기술 리더로 우뚝`☞포스코, 200만톤급 파이넥스 첫삽..`기술 리더로 우뚝`☞이데일리 `오늘의 경제일정`- 포스코 파이넥스 3공장 착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