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사진·63) LG전자(066570) 부회장이 잘못된 기업문화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 2010년 취임 이후 ‘독한 DNA’를 강조하면서 경영실적을 개선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과거 방식에만 안주하고 있는 임직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일을 하고 실력을 쌓는 일에 집중하기보다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사내에 남아있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보고서를 만드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연의 일을 방해하는 보고서 작성은 완전히 없어지도록 근본적인 업무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생산, 판매, 연구·개발(R&D) 등 실제 사업에 직결된 업무 종사자는 고객의 관점에서 필요한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무방식 개선을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로 조직 책임자들의 역할 확대를 꼽았다. 책임자들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보고서만 지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구 부회장 취임 이듬해인 2011년 직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마트 워킹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설문조사 결과 ‘불필요한 보고서’가 1위로 꼽히면서 모든 보고서를 5장 이내로 줄이는 운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업무 방식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하게 보고서 분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서 작성 횟수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구 부회장이 지적한 것이다.
그는 또 임직원들이 편의만을 추구하는 업무방식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해외법인에서 실제로 대부분의 업무를 하는 인력은 한국에서 파견 나간 주재원이 아니라 현지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 법인에 이메일을 보낼 때 영어나 해당 지역의 언어로 보내라고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결국 과거의 업무 습관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어간다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쉽게 도태될 수 있다는 점을 임직원에게 재차 강조한 셈이다.
아울러 해외 현지 인재의 능력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결국 제한된 업무만 수행하면서 성취감을 못느껴 LG전자 구성원이라는 소속감마저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 부회장은 “본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경영전략과 방향을 현지 구성원들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현지인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현지에서는 현지 특화형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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