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주요 수출업종의 수익성 전망은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7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정유업종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일주일 만에 2.8% 하락했다. 화학업종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한 주간 1.6% 내렸다. 이외에도 조선, 반도체 등 수출업의 순이익이 원화 강세로 인해 낮아지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정부가 금리를 인하하며 일본의 통화완화정책에 맞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추가적인 완화정책 가능성이 제시되는 만큼, 이달에 금리 인하를 해야 엔-원 900원대의 부작용을 줄일 것이라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총알을 많이 보유한 상황이라 기준금리 인하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환율 전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다 할 금리의 방향성이 없는 상황인 만큼, ±25~50bp의 움직임으로 원화 강세를 방어해야 한다는 평가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센터장은 “현재 우리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그저 그런’ 상황에서 정책 기조가 긴축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정책적 뒷받침이 없다면 코스피 레벨은 한 단계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금리 인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는 “최근 금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위원들이 낮은 인플레이션, 엔저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정부도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하향한 2.25%로 발표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올해 말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2.50%로 올린 후, 2015년 말 3.25%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금리 인하가 증권가의 요구일 뿐,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상황이라 정책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금리가 50~60bp 상승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금리 인하 정책을 펴도 효과가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애매할 것”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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