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고생한 종업원들에게 떡값이라도 넉넉히 주고 싶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최근 대기업들이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 협력업체에 추석 자금을 조기 집행하는 등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감소와 판매대금 회수 지연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63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자금 수요조사’ 결과, 중소기업 43.6%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중소기업은 66.5%로 조사됐다. 10개 중 3개 이상의 업체가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 상여금을 지급한다 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추석자금 부족현상은 영세업체일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없으면 대출이 쉽지 않기 때문. 일부 업체의 경우 보너스나 상여금 지급은커녕 체불임금 문제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특히 종업원 10인 이하의 영세업체들은 신용도 문제로 은행 대출을 거절당하는 일이 다반사다.
낚시용품 제조업체 P대표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은행에 가봤자 문전박대만 당한다”며 “밀린 월급도 못줄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3000만원 정도만 융통하면 숨통이 트일 텐데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는 “은행권이 자금이 절실한 중소기업은 외면한 채 우량 중소기업에만 돈 빌려주기에 급급하지는 않은지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