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에 에어컨 없이…올림픽 선수들, 이젠 벌레와의 싸움 [파리올림픽]

에어컨 없는 방, 방충망도 없어 벌레 우글
‘친환경 올림픽’ 표방했지만…최고 온도 35도
선수들 불만에 7000개 객실에 에어컨 2500대만
  • 등록 2024-08-06 오후 3:11:12

    수정 2024-08-06 오후 3:11:12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낮 최고 35도에 달하는 무더위 속 치러지고 있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에어컨은 찾아보기 힘들다. 친환경을 표방한 숙소에는 선풍기 하나뿐인 가운데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창문을 열어야 하지만 방충망이 없어 벌레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선수가 방 안에 들어온 벌레를 잡는 모습. (사진=에보니 모리슨 틱톡 영상 캡처)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육상 선수 에보니 모리슨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림픽 선수촌의 현실’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당시 낮 최고 온도는 35도였고 체감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다.

영상 속에서 모리슨은 수건을 잡고 벽과 천장에 붙은 벌레를 잡으며 “에어컨이 없어서 창문을 열어놨더니 사방에 벌레가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여느 프랑스 가정집처럼 선수촌에도 방충망이 달려있지 않은 것이다.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며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공기 순환을 촉진하도록 건물을 배치하고 건물 크기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외부보다 선수촌 내 기온을 6도가량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찜통 더위에 컨디션 조절도 할 수 없다는 선수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남자 배영 100m에서 금메달을 딴 토마스 체콘 이탈리아 선수도 배영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조금 피곤했다. 오후와 밤에 소음과 더위 탓에 잠을 잘 못 잤다”며 “에어컨이 없어서 매우 덥고 음식도 좋지 않아 많은 선수가 선수촌을 떠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체콘은 심지어 낮에 선수촌 내 벤치 옆 잔디밭에서 수건 한 장을 깐 채 낮잠을 자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수영 금메달리스트 토마스 체콘이 선수촌 내 잔디밭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 (사진=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이탈리아 수영연맹은 “그냥 잠깐 낮잠을 잤을 뿐이다. 체콘이 제기한 숙소 문제와 연관이 없다”고 했지만 네티즌들은 “에어컨이 없는 숙소보다 바깥에서 자는 게 더 나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더했다.

선수들이 우려를 표하자 올림픽 조직위는 객실 7000여 개인 선수촌에 임시로 에어컨 2500대를 비치한 상태다. 하지만 이는 턱 없이 모자라 누군가는 여전히 더위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에어컨이 없는 건 선수들이 경기장과 숙소를 오가며 타는 셔틀버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강원도청) 선수는 “다른 나라 선수 한 명이 버스에서 내린 뒤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버스가 너무 덥다.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다”고 말했다.

황선우 선수도 “버스에 정말 많은 선수가 타다 보니 사우나 같다. 바깥 기온보다 버스가 더 덥다. 선수촌에서 수영장까지 40∼45분이 걸리는데 오늘은 1시간 반이 걸려서 힘들다. 테러 위협 때문인지 창문도 못 열게 테이프가 붙어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미국 등이 더위를 피해 호텔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수영·탁구 등 한국 대표팀 선수단도 각각 경기장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호텔 및 차로 10분 떨어진 곳에 에어비앤비 숙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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