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에도 급등?..'실적 따로, 주가 따로'

대우건설·KT..4분기 적자전환에 주가는 상승
대우건설, 숏커버 유입 루머..KT, 불확실성 해소 평가
  • 등록 2014-01-28 오후 3:06:12

    수정 2014-01-28 오후 3:06:29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어닝쇼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지난해 4분기 44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대우건설은 전일 대비 8.77%(520원)가 오른 6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4분기 적자전환한 실적을 발표한 KT(030200)도 전일 대비 4.52%(1350원)가 올라 3만1200원에 마감했다.

기업의 실적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이날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밝힌 삼성전기(009150)는 전일 대비 1.47%, S-OIL(010950)은 전일 대비 0.15% 하락했고 전일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중공업(010140)은 3.21% 하락했을 뿐 아니라 다른 조선주들의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대우건설과 KT는 어닝쇼크에도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이 공통적이지만, 상승추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일시적인 이유로 주가가 급등했고, KT는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이날 공매도 물량이 청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2000만주의 숏커버가 유입될 수 있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올 들어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으로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공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증권가는 대우건설이 4분기 44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만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완화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주가 급등에 대해서 명쾌한 해석을 내놓지 못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추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주가 급등에 대한 원인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비록 4분기 149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실제 영업성과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임 회장이 취임하기 전 ‘빅 배스(Big Bath)’로 일회성 비용을 떨어내느라 적자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통신사의 영업성과를 판단하는 가입자당매출(ARPU)이 전년대비 6% 이상 증가한 것과 4분기 무선부문 매출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무선 부문에서 경쟁력을 회복해 앞으로 매출과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황창규 신임 회장이 취임 직후 급여 30%를 반납하고 임원 수를 줄이는 등 강도 높은 조직 관리에 나선 것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ARPU가 최고인 수준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4분기 가입자 순증까지 이어지고, 신임 회장 역시 통신 전문가로 향후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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