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美 주택 거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소치될 수도"

"지난해보다 거래 18% 급감 전망"
美 모기지 금리, 23년 만의 최고치 기록
주택 매수·매도 움직임 모두 얼어붙어
  • 등록 2023-10-17 오전 11:58:24

    수정 2023-10-17 오후 6:58:0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고공 행진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로 인해 올해 미국의 주택 매매 거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의 한 주택 앞에 매각 표지가 붙어 있다.(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회사 레드핀을 인용해 올해 미국의 주택 매매량이 410만채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 500만채가 거래된 지난해와 비교해도 거래량이 1년 만에 20% 가까이 줄어들 것이란 뜻이다.

이처럼 미국 주택시장을 침체 위기에 몰아넣는 주범은 고공 행진하는 금리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저당공사(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금리는 7.57%까지 치솟았다. 2000년 이후 최고치로, 지난 8월 7%를 돌파한 지 두 달 만에 0.5%포인트가 더 올랐다.

이처럼 금리가 치솟으면 집을 사려는 움직임이나 팔려는 움직임 모두 둔화할 수밖에 없다. 사려는 쪽에선 불어난 이자 부담 때문에 구매를 미룰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기관 페니메이가 지난달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16%만이 파는 쪽에선 ‘지금이 집을 사기 좋은 시점’이라고 잡했다. 주택 보유자로서도 집값이 그리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팔면 비싼 이자를 내고 지금보다 안 좋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니 매도를 꺼리게 된다. 뉴저지에서 1년째 집을 구하고 있다는 요나탄 호흐슈타인은 “정말 매물이 한정된 것 같다”며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금리와 집값이 계속 올라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이처럼 주택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건설·부동산 시장을 넘어 경제 전반에도 충격이 확산할 우려가 크다. 가전이나 가구 등 다른 상품 구매까지 덩달아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 구매를 미루고 임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들면 임대료, 나아가 인플레이션 전반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 지난달만 해도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 대비 0.4%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임대료 상승에 따른 것이다.

피치레이팅스의 올루 소놀라는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의 물가 목표인) 연간 2%에 가까워지려면 앞으로 주거비 상승이 급격히 둔화해야 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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