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LG전자(066570)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LG전자는 이번 강등이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피치는 11일(현지시간) LG전자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등급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려 잡았다.
피치는 강등 이유를 “지난해 영업성적이 개선됐지만 극심한 가격 경쟁과 새상품 개발을 위한 투자 증가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이 취약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가전제품 판매가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치는 LG전자의 신용등급을 지난 2011년 11월 ‘BBB’로 제시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등급전망을 낮춘 지 1년 반만에 실제로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 조정에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더 이상 등급을 낮추진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11년 당시 피치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배경을 ‘적자 실적과 미국 및 유럽 시장의 수요 부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가운데 유일하게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강등을 당했다.
LG전자는 이번 강등이 경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업계에선 오히려 피치가 LG전자의 향후 사업 전망을 고려하지 않고 등급을 강등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국내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사업 경쟁력이 강화돼 연간 영업이익도 늘어나는 등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LG전자 보고서를 내고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73% 증가한 4600만대로 예상되며, 삼성전자와 애플 다음으로 확실한 3위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치가 지적한 내용 가운데 LG전자 TV와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할 것이란 분석은 업황이나 회사의 사업 전망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