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내년부터 다시 '빨간날' 된다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10월9일 한글날이 내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다. 지난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다. 행정안전부는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은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정 당시 공휴일로 지정됐다가 1991년부터 10월1일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2005년 한글날을 기념일에서 국경일로 격상해 정부 차원의 각종 기념행사를 다양하게 추진해왔으나 공휴일에서는 여전히 제외했다.

지난달 9일 제566주년 한글날을 계기로 국회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이 의결되는 등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4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83.6%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정 당시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은 11일이었다. 현충일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국군의 날 등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1970년대 중반에는 15일로 늘었다. 1989년에는 설날과 추석 전날, 다음날 등을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최대 19일이 됐지만 이후 국군의 날, 한글날, 식목일, 제헌절 등이 제외되면서 공휴일이 14일로 줄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공휴일이 15일이 된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한글은 우리 민족사에 가장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그 상징성과 유·무형의 문화적 가치가 높다”면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이 국민의 문화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국가 대표 브랜드로써 한글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