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상단부에는 ‘KSLV-II(누리호)’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고, 참여 기업들의 로고도 빼곡히 채워져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이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대에 우뚝 선 순간이다.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로 한국이 미국 주도의 달탐사 연합체에 가입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고, 한미미사일지침도 해제되면서 우주 탐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1일 우주 진출의 기본 수단이 될 국산 로켓의 ‘완전체’가 1일 공개됐다.
|
이날 공개된 로켓은 인증모델(QM) 로켓이기 때문에 실제 발사에 쓸 비행모델(FM) 로켓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크기와 같게 만들어 총조립부터 이송, 기립, 추진제 충전과 배출 등 전체 발사 운용 절차를 시험해 볼 수 있다.
로켓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부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조립동의 창고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로켓 윗 부분과 아랫 부분에는 이송장치(트랜스포터)가 함께 실려 이동을 도왔다.
|
|
누리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2010년부터 액체엔진 기반의 3단 로켓으로 개발해 왔다. 앞으로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는 10월에는 1.5톤급 더미위성을 실어 보내고, 내년 5월 발사에서는 0.2톤급의 성능검증위성과 약 1.3톤급 더미위성을 실어 저궤도에 보낼 예정이다.
이번에 로켓이 기립한 ‘제2발사대’는 국산 기술로 설계부터 개발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로호 때 썼던 ‘제1 발사대’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번 발사대는 국내 7개 기업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엄빌리칼타워부터 추진제 공급장치 등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최근 관심이 커지는 우주탐사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우주 진출을 위한 우주수송수단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했지만, 누리호를 통해 기술력을 일정수준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우주발사체 기술로 인공위성 등을 스스로 쏘아 올리고, 국제협력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우연은 기립한 누리호에서 추진공급계 구성품 기능 점검, 추진제 충전과 배출 등을 다음 달 6일까지 시험할 계획이다. 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본발사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10월 본발사에 활용할 로켓은 현재 1단과 2단을 조립하고 있다. 추후 각 단을 연결해 비행모델을 완성하고, 발사 하루 전에 발사대로 이송해 기립할 예정이다.
권현준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발사대 인증시험을 완료한 후 발사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오는 10월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