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4]친유계, 정책 내세워 ‘진박’ 프레임 외면

(왼쪽부터) 유승민·권은희·류성걸 무소속 의원. (사진=각 의원 페이스북)

[이데일리 강신우·유태환 기자] 공식선거운동 기간을 하루 앞둔 30일 친유(親劉·친유승민)계는 정책연대를 추진하며 선거전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새누리당이 탈당파 무소속 후보들을 겨냥해 압박에 나선 가운데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우회로를 택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반박(朴)으로 비칠 경우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진박(진실한 친박) 프레임에 휘말리기 보다 정책을 내세운 무대응 일변도로 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민, 권은희·류성걸 적극 지원

권은희(초선·대구 북갑) 의원은 30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책 사업을 할 때 연계되는 사업이 많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과) 연대하고 그거 말고도 여러 가지에서 지금 상황이 힘드니까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전날 ‘금호강벨트에서 대구의 미래를 일구겠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본격적인 정책이슈 선점에 나섰다. 그는 “유승민(3선·대구 동을)·류성걸(초선·대구 동갑) 의원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금호강 벨트 개발 공약을 구체화해 함께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 의원도 “대구 북구와 동구가 같이 붙어 있다”면서 “같은 권역 내에서 정책이나 개발관련 사안이 많은 데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 측도 “우리 때문에 공천에서 피해를 보거나 어려움을 당한 부분이 있으니 도와드리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탈당한 후보들에게 대통령의 사진을 내리라고 하는 등 대구서 진박 후보들은 대통령 마케팅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무소속 후보들로선) 이런 논란 속에서 진박 프레임을 키우기보다 경제살리기 등 정책적으로 여론을 환기시키는 편이 낫다”고 분석했다.

與, 유승민 정조준해 연일 비판

새누리당에선 탈당한 후보들을 연일 경계하고 있다. 대구 동갑에 출마한 진박 정종섭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박근혜 대통령 존영 반납 논란과 관련해 “평소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고 존경한 분이 그렇게 하면 관계 없는데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자기 정치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일관된 철학도 없어 논란이 됐다”며 “대구 지역에 박 대통령 마케팅이 효과가 있으니 이용하자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앞서 탈당파를 돕는 당직자나 선출직 당원은 징계하겠다는 공문을 당 차원에서 각 전국 시·도당에 보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유 의원으로 촉발된 대구의 부정적 날개짓이 수도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유 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라며 “유승민 기반을 무기력화해 총선에서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접근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친유계의 정책연대도 당내 주요세력과 연결되지 않으면 예산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쉽게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