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KT..'검찰폭풍·인사시즌' 겹쳐

KTF 사태 확대될까 노심초사
11월 정기인사에 합병 이슈까지..임직원들 불안
  • 등록 2008-09-30 오후 4:41:21

    수정 2008-09-30 오후 5:14:24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KT(030200)그룹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KTF(032390) 납품비리 의혹이 모기업인 KT 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여기에 내달 인사평가가 마무리되면 11월 정기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라 더욱 그렇다.

특히 KTF를 조사중인 검찰의 칼끝이 KT를 향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임직원들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남중수 KT사장이 출국금지 됐다느니 검찰 압수수색도 이뤄진다는 소문도 급속도로 퍼졌다. 

KT-KTF 합병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KTF 납품비리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KT, KTF사태 번져올까 우려

KT의 가장 큰 고민은 KTF 납품비리 사태 추이다.

검찰은 중계기 납품업체로 부터 24억원 가량을 받은 협의로 조영주 전 KTF 사장을 구속했다. 또 KTF가 대리점에 지급되는 보조금과 마케팅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물증 찾기에 열중이다. 이 돈이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조 전 사장 이전부터 행해진 비리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이것이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5년 6월까지 KTF 사장을 지낸 남중수 사장의 이름을 오르내리는 이유다.

현재 구속된 조 전 사장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가족들과 나눠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조 전 사장의 '가족비리'로 마무리되면 사태는 확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추가 물증을 잡는다면 사태는 KT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남 사장이 이번주중 참고인 자격으로만 검찰조사를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출국금지에 이은 검찰 소환조사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에대해 KT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주인없는 회사 CEO는 파리목숨과 같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1월 정기인사 '내 자리는?'

KT 임직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11월 정기인사다.

KT는 매년 10월말까지 인사평가를 마무리하고, 11월 정기인사를 단행해왔다. 최근 합병 변수가 수면 아래로 들어가면서, 올해도 정기인사가 11월 이뤄질 분위기다.

올해 정기인사는 중폭 내지 소폭 이뤄질 전망이다. KT-KTF 합병이 이뤄질 경우, 내년 추가 인사요인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진과 보직이동이 수반되면 정기인사를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KT 관계자는 "승진과 보직이동이 코 앞에 다가올 경우,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며 "최근 KTF 사장 공석사태와 합병 이슈가 생기면서 인사 변수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까진 KTF 등기이사인 KT 서정수 부사장이 내년 3월까지 조 전 사장의 잔여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KTF 임직원 "KT와 합병되면…"

KTF 임직원은 모기업 보다 더 좌불안석이다.

KT와 합병시 피합병될 기업인 만큼 조직변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다. 더구나 최근 납품비리로 CEO 자리마저 공석이기 때문이다.

현재 작성된 KT-KTF 합병보고서에는 인력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병에 따른 다소간 조직변화는 이뤄지는 만큼, 피합병 기업 직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사상 초유로 검찰 압수수색과 CEO 구속사태가 이뤄지면서 조직 분위기는 어수선해 졌다.

KTF 관계자는 "최근 납품비리 사태가 불거지면서 합병이슈가 잠잠해졌지만, KT와 합병될 경우에 대비 자리 보존을 걱정하는 직원들이 많다"면서 "이점에 대해 노조 차원에서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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