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궁중화원 이택균 `책가도 병풍`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병풍 내 은인(隱印) 통해 19세기 제작 추정
"조선후기 상품경제·소비문화 풍조 시각적으로 표현"
  • 등록 2020-08-06 오전 11:15:00

    수정 2020-08-06 오전 11:15: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조선시대 궁중화원인 이택균의 책가도 병풍(冊架圖 屛風)이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서울공예박물관 소장한 이택균의 ‘책가도 병풍’.(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서울시보에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서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의 심의를 거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책가도 병풍은 서울공예박물관 소장품으로 모두 10폭의 병풍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매 폭마다 세로 3단 또는 4단의 서가(書架)를 배치하고 그 안에는 각종 서책과 골동품을 자세히 그렸다.

문방구류와 청동기 등 고동기물, 수선화·불수·복숭아 등 화훼 과일류와 함께 백옥 잉어, 공작 깃털, 시계 등이 화려한 색채로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꼽힌다. 조선후기에 유행한 문방 애호 풍조가 서양화의 시점과 구도, 채색기법 등으로 구현해 당대의 보편적 미의식과 문화적 특질,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책가도 병풍 은인 부분.(사진=서울시 제공)


특히 책가도 병풍 안에 숨겨 그려 놓은 은인(隱印)을 통해 작가와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어 회화사적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택균은 유명한 화원집안 출신으로 조부 이종현과 부친 이윤민도 책거리를 잘 그렸다. 이택균의 본명은 이형록으로 57세되던 1864년에 이응록으로 개명하고 다시 64세인 1871년 이택균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이형록, 이응록, 이택균의 책가도 가운데 은인이 있는 작품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10폭 병풍 등 국내외에 10여 폭이 남아 있다. 그 중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정인 이택균필 책가도 병풍의 은인은 병풍의 두 번째 폭에 있는데, ‘이택균인(李宅均印)’이라는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진 도장으로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서울공예박물관의 소장품 제작시기를 1871년 이후의 19세기 작품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이번 문화재 지정조사 과정에서 안료 성분 분석을 통해 1850년대 서양에서 개발된 인공군청이 조선시대 전통 회화에서 적극 활용된 점도 확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책가도 병풍은 조선후기에 상품경제가 발달하고 소비문화가 확산되던 풍조를 시각적으로 잘 대변해 준다”면서 “작가의 작품 가운데서도 화격이 가장 뛰어나고 보존상태가 좋은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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