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보다 외국계가 난리 "삼성전자, 너무 싸다"

맥쿼리 이어 노무라도 삼성전자 목표가 230만원
국내 증권사, 부진한 현재 주가에 눈치
  • 등록 2013-04-29 오후 4:31:11

    수정 2013-04-29 오후 4:31:11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005930)의 목표가 올리기에 인색한 분위기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싼 편이라면서 과감히 목표가를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3일 삼성전자(005930)의 목표주가를 기존 21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올렸다. 지난달 210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20만원을 더 올린 것. 230만원은 현재 국내외 통틀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 중 최고가다. 노무라를 제외하고 목표가 230만원을 제시한 곳은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증권이 유일하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예상보다 더 높은 실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주가는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사업의 장기적인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삼성전자의 확고한 규모의 경제와 차별화된 공급망을 고려하면 최근 우려는 지나치다”면서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앞으로 2년 동안 25%를 기록할 것을 가정하면, 이번에 올린 목표가도 여전히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과감히 올리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두 손을 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잠정치는 각각 52조8000억원과 8조7000억원이다. 애플과의 소송에 따른 충당금까지 일부 반영된 수치라는 점에서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고 있지만, 목표가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적이다. 국내 증권사의 가장 높은 목표가는 키움증권,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내놓은 210만원이다. 대부분 증권사는 200만원 이하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다소 보수적인 이유는 올 하반기 이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점차 둔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도 지금만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 여기에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점에 3분기 애플 신제품 출시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대비 1.5%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과 올해 EPS 증가율은 각각 86.9%와 48.9%로 매우 높았다”면서 “그러나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9.5%와 8.3%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주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 목표가를 올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148만1000원으로, 이달 들어 3%가량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것은 사실이며,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목표가와 현재 주가와의 괴리가 지나치게 크면, 목표가를 제시한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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