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1차 부도난 진흥기업 결국 버리나

진흥기업 어음 못막아..효성측 `묵묵부답`
증권가 "지원하더라도 `찔끔` 가능성 높아"
  • 등록 2011-02-15 오후 3:07:34

    수정 2011-02-15 오후 3:36:02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효성(004800)그룹이 그동안 의욕적으로 밀어줬던 자회사 진흥기업(002780)과 결별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진흥기업은 15일 1차 부도 사태를 맞았다. 전날 만기 도래한 190억원 규모 견질어음을 결제하지 못한 것.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한 저축은행은 진흥기업 워크아웃 전에 빌려줬던 돈을 회수하기 위해 어음 교환을 신청했다.

이날 12시까지 어음을 막지 못하면 진흥기업은 최종 부도처리된다. 하지만 최대주주 효성은 "아직까지 지원여부를 결정 못했다"는 입장. 증권가에선 효성이 `꼬리 자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모습이다.

◇ 처음엔 의욕적으로 키웠는데..어느새 문제아 진흥기업은 어느샌가 효성그룹의 `골칫덩어리 자회사`가 됐다.

2008년초 진흥기업을 인수할때만 해도 효성은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효성은 진흥기업을 인수할 당시 931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두번의 유상증자에 참여, 총 1400억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진흥기업 이사진 면면도 화려했다. 특히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이 이사진에 참여, 진흥기업을 대표 건설 자회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업황 부진에는 효성도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진흥기업은 부산과 울산, 양주 등에서 대규모 미분양, 미입주가 발생해 현금 유동성이 꼬였고, 주상복합사업이 부진한 결과로 이어지면서 무너졌다.

사실 효성이 이미 지난해부터 진흥기업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해 왔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효성그룹 입장에서 진흥기업은 얼마를 쏟아부어야 정상화가 가능할지 가늠하기 힘든 `골치아픈` 자회사였다는 것. ◇ 효성 "아직 논의 중"..증권가 "지원 가능성 낮다" 진흥기업의 최종부도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15일에도 효성은 추가 지원에 대해 "아직 결정 안됐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 관계자는 "지금 논의 중"이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어떻게 할 지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결별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원할 거였으면 이미 발표했을 것"이라며 "만약 지원책을 발표하더라도 성의를 보이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국계인 HSBC증권 또한 분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효성이 추가적으로 자금 투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어 "진흥기업이 작년 약 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현재 국내 건설업황이 단기적으로 턴어라운드 하기 어렵다는 것을 채권단, 대주주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효성, 자회사 리스크 충분히 반영..`비중확대`-HSBC ☞효성, 진흥 사태로 손실 떠안을수도..`중립`-골드만 ☞효성, 진흥發 충격 제한적..목표가↓-다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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