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KB금융의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사업다각화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선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 또한 남겼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KB금융(105560)이 어떻게 남의 회사를 흡수합병하겠다고 나서겠냐"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건강해진 이후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6개월내 은행이 좋아지긴 힘들다"며 "지난 2분기에 적자를 감수하고 1조48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고 해서 클린뱅크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금융의 체질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다는 점과 M&A에 나설 상황도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또 "M&A를 얘기할때 반드시 주주가치 극대화를 언급했는데 우리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이고, KB는 1.2배인 상황에서 주주이익 극대화에 얼마나 도움될지 모르겠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과거 은행은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금융상품과 고객의 니즈가 다각화 돼 있어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이런 차원에서 추가 M&A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사업다각화를 위한 M&A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했다.
어 회장은 비은행 부문 M&A와 관련해 "과거 IB(투자은행)나 생명보험 등을 너무 비싸게 사서 KB의 가치를 떨어뜨린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은 자체적인 성장전략에 의해 커나가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7~8개월 이후에 카드사가 분사되는데 마켓쉐어 경쟁을 할 생각은 없다"며 "과거 10년 전에 카드사태를 겪었고, 심지어 LG그룹도 카드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리스크관리에 신경쓰면서 고객 니즈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카드사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B가 주거래인 곳이 신세계와 KT 두곳이 있다"며 "하나와 SK가 하고 있듯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기업에서 원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의견을 듣고 (카드 제휴 등에 대해) 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또 그동안 KB의 주가가 낮았던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오히려 (KB금융의 주가가) 너무 높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수익률과 성장률이 떨어졌는데도 주가가 높게 유지된 것은 리딩뱅크로서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리딩뱅크를 유지하는게 중요하고, 가능한 이익을 많이 내서 배당성향 30%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반기엔 경기가 둔화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쪽이 문제될 것 같다"며 "PF대출 8조원을 갖고 있는데 외부 컨설팅 회사에 위험도를 실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의 조직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어 회장은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낸 김왕기 씨가 그룹의 홍보와 IR을 담당(부사장)하게 될 것"이라며 "홍보와 IR, 전략 등은 은행에서 지주로 올라와 지주에서 통합해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부행장 인사에 대해서도 "3~4일이 지나면 부행장 인사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은행 인사는 전적으로 행장께 맡겼기 때문에 나중에 상의는 하겠지만 행장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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