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싸다, 지금이 기회”…외국인들 ‘줍줍’ 나선 종목은?

외국인, NAVER·SK하이닉스 주목
증권가 “외국인들, 우량주 담을 기회로 인식”
  • 등록 2024-12-13 오전 11:48:10

    수정 2024-12-13 오전 11:48:10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비상계엄 선포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중계 화면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동안 기관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5776억원어치 매물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1878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4일부터 10일, 5거래일 동안 2조4645억원 주워 담았다. 외국인은 지난 6일까지 매도세를 이어오다가, 이번주부터 매수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노환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5거래일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1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선물은 8000억원 순매수했다”며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및 정책 공백에도 (국내 주식) 비중 축소 속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며 “국내 주식 시장 변동성을 견인한 주체는 오히려 개인”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들로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반등과 11월 고용지표 개선 등 경기 회복 신호를 꼽았다. 또 중국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방침이 부양책 기대감을 높였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기업의 환차익 기대도 있다.

무엇보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배 수준으로 하락하며 역사적 저점에 가까운 만큼 저평가 매수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4일부터 5거래일간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NAVER,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POSCO홀딩스 등이다.

1위·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4770억원, 2212억원씩 순매수했다. 카카오와 NAVER는 각각 3위·5위로 1174억원, 900억원씩 주워 담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같은 종목들을 순매수 했다.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NAVER로 13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1290억원어치 사들였다. 카카오도 300억원어치 주워 담았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평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우량주를 담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수급 키를 갖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 확인을 통해 증시의 중장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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