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중학교서 ‘친일 영상’ 상영…“일제가 식량 문제 해결”

재판 실시 등 개인 권리 강화 주장도
학생•학부모 "일제 강점 정당화" 반발
교육청 "교육 영상 쓰인 과정 파악 중"
  • 등록 2024-08-16 오후 5:03:37

    수정 2024-08-16 오후 5:03:37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일제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영상이 상영돼 논란이다.

1915년 10월 1일 경복궁 근정전에 걸린 일장기.(사진=독립기념관)
16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8시 30분 부산 남구 A 중학교에서는 광복절 관련 영상 교육이 진행됐다. 유튜브 채널이 제작한 12분여 분량의 영상을 교내 방송을 통해 중 1·2·3학년 전 학생이 시청했다.

문제는 해당 영상에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구한말 후진적이었던 조선의 위생·의학·식량 문제를 해결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또 일제가 구한말에 없었던 고등교육을 처음으로 실시하고,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인의 권리를 강화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해당 학교 학생들은 일제의 강점을 정당화하는 내용이라며 반발했다.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 역시 일제강점기와 관련한 편향·왜곡된 역사관을 배울 수 있다며 학교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학교 측은 항의가 이어지자, 진화에 나섰다. 온라인 알림 시스템을 통해 잘못된 교육이었음을 인정했으며 16일 2교시 수업에서 편향된 역사관을 담은 영상을 방영한 사실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이후 독립운동가 관련 영상을 포함한 3개의 영상을 방영했다.

A 중학교는 교육 담당 교사의 영상 교육 계획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교육청은 A 중학교에 장학사를 파견해 해당 영상이 교육에 쓰이게 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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