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연작' 원로조각가 조성묵 별세

향년 76세
시류와 거리두고 독자적 조형세계 구축
한국현대조서 개척한 선구자 평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 전시 중 타계
  • 등록 2016-01-18 오후 12:49:35

    수정 2016-01-18 오후 12:49:35

원로조각가 조성묵(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원로조각가 조성묵 작가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작가는 최근 건강상태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1940년생인 작가는 시류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의 현대조소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홍익대 조소과 재학시절 제9회 국전에서 특선을 받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전위조각단체인 원형회와 전위미술단체인 AG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 현대조각의 전위적인 흐름을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활동했다.

1960~1970년대에는 추상조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하며 산업생산된 기성품을 재료로 써 일상의 사물을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1970년대 후반 이후 1980년대 들어선 물질의 성질을 뛰어넘는 인식의 문제를 다룬 ‘메신저’ 연작을 꾸준히 발표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1990년대까지 이어간, 의자의 형상에서 비롯한 ‘메신저’ 연작은 작가의 작품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 이미지가 됐다.

1990년대 후반에는 ‘국수’라는 특이한 재료로 커뮤케이션 연작을 발표했으며 2010년 합성수지를 재료로 빵과 같은 느낌을 풍기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족은 “FRP 재료를 사용하다가 폐기종이 생긴 것 같다”며 “10년 전부터 치료를 받아왔는데 최근 악화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선 지난해 연말 시작한 ‘멋의 맛_조성묵’ 전을 오는 6월 6일까지 일정으로 열고 있다. 한국현대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원로예술가를 조명하는 현대미술작가시리즈 13번째이자 조소부문 3번째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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