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두 회사 지분을 모두 갖고있는 투자자는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반대표를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ISS의 찬성권고는 개별 회사 주주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라지만 삼성물산 보고서에서는 저평가한 바이오산업을 제일모직 보고서에서는 높게 평가하는 등 스스로 모순된 행보를 보임으로써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제일모직 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 “삼성물산과의 합병비율 등이 제일모직 주주에게 유리하다”면서 합볍안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지난 3일 삼성물산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서 “거래조건이 한국 법률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하더라도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며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합병비율과 조건이 제일모직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삼성물산 주주에게는 반대를, 제일모직 주주에게는 찬성을 권고한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국민연금 등 양쪽 지분을 모두 갖고 있는 투자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 비율과 시기에 대해서도 삼성물산 보고서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한 반면 제일모직 보고서에서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외 기관투자자 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쪽 지분 모두 보유한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ISS 권고대로라면 같은 투자자가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반대표’를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찬성표’를 던지는 모순된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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