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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대규모 투자를 받으려면 중국으로 가라.`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이 곳에 위치한 한 창업카페에 한국 새내기 기업(=스타트업)들이 모였다. 중국 투자자들을 만나 자금을 조달하고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사업 활로도 모색하기 위해서다.
코트라(KOTRA)는 25일 중관춘 3W 카페에서 한·중 스타트업 파트너링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에는 한국 IT 벤처기업 15개사와 함께 중국 벤처캐피털(VC), 엔젤투자자, 주요 IT 기업 관계자 등 현지 투자자 5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중국으로 향한 이유는 한국보다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창업을 하기 좋은 나라로 급성장했다. 5년전인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GEM(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보고서) 54개 회원국 가운데 15위에 불과했던 중국 창업자지수는 지난 2012년부터 1위까지 올라왔다. 게다가 중국 유명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 그만큼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일도 더 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 출신인 강미선 피에나 대표는 “창업 후 한국에서 10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제품을 더 선보이기 위해 추가로 투자금 1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피에나는 분유 제조기를 만드는 업체로 소형 가전 신제품을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강 대표는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양산 준비를 끝내고 관련 인·허가 작업을 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중국 VC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뤄이핑(羅義平)팡정(方正)과학기술집단 판촉 매니저는 “현재 대만 스타트업 30여곳에 투자한 상태이며 좋은 기업이라면 언제든 투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삼성전자(005930)나 LG전자(066570)와 같은 우수한 기업들이 있는 나라로, 성장 잠재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찾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팡정은 베이징대학 산하 디지털 문자처리 기술 관련 IT업체인 동시에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다.
윤효춘 코트라 중국본부장은 “미리 신청받은 125곳의 한국 기업들 가운데 유망한 15곳만을 따로 선발해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면서 “이번 상담회에 참가한 중국 관계자들을 다음달 27일 한국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한·중 FTA 비즈니스 플라자와 오는 6월 개최되는 크리에이트 스타트업 코리아에 다시 초청해 우리 벤처기업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