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심한 조직 손상이나 수술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염좌, 베임 등 비교적 가벼운 손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손상이 만성적인 통증질환으로 진행되는 발병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신경염증의 진행, 운동신경의 기능저하, 중추신경계 통증 민감성 증가, 신경 가소성의 훼손 등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유전적, 심리적 요인이 이런 해부학적 요인과 결합돼 증후군에 취약하게 하거나 지속되도록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이 불분명한 1형과 신경 손상이 명확한 원인으로 판명되는 2형으로 분류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호발하며, 흔하지 않지만 소아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환자마다 크고 작은 다양한 통증을 호소한다. 환자들은 칼로 베인 듯하다거나, 작열감을 느낀다거나, 감전된 듯 찌릿하다고 표현한다. 어떤 환자는 땀이 과도하게 나고, 감각이 예민해져서 사회경제적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또 미세한 바람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피부의 색이나 질감이 변하고, 근육과 관절의 경직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증후군은 진단도 간단치 않다. 뼈 스캔, 발한(發汗) 테스트, X-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근골격계질환이나 내분비질환이 아닌 것을 확인한 후에야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일선 병의원에서는 의사들의 직관에 의해 진단이 내려지고 심지어 CRPS임을 짐작하면서도 여느 통증질환과 유사하게 취급하기도 한다.
심영기 원장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여느 통증과 달리 발병 기전이 복잡하고 환자별로 구체적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며 “진통제는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그치기 쉽고, 가바펜틴은 환자별로 효과의 편차가 크며, 다른 약물들은 오래 쓸수록 효과가 덜하고 의존성이 생기며 심지어 어떤 환자는 어떤 진통제도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진통제는 해당 약리기전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무용하고, 자꾸 쓸수록 세포의 원상회복 능력이 떨어져 세포기능이 저하되고 병약해지는 길로 인도하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리치료로는 온열치료, 국소진통제 도포 후 마사지, 근골격계의 부드러운 가동을 위한 재활 또는 직업치료, 전기자극치료, 뇌를 속여 통증을 망각하게 하는 거울치료, 바이오피드백, 척수신경자극술, 침술 등이 있다. 나아가 교감신경차단, 경막외신경 차단, 말초신경차단 같은 신경차단술이 행해지기도 한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결국 통증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신경 경로가 정상에서 일탈해 통증이 과도하고 변화무쌍하게 느껴지는 질환이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근본치료에 가까운 전기자극치료를 추천했다.
심 원장은 “전기에너지가 신경말단에 도달해 자극하면 신경세포의 부활이나 기능 회복을 돕는다”며 “세포에 전기에너지(음전하)가 도달하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가 증가하고, ATP 생산량이 증가해 신체 전반적인 컨디션과 면역력이 회복되는 등 신경을 포함한 전신건강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