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오전 6시 이후 90분 만에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공개발표와 ‘특사 거절’ 내용의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있었으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를 잇달아 내놓았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들과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고, 남북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에서 철수했던 감시초소(GP)를 다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접경지역 부근에서 각종 군사훈련들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실상 9·19 군사합의 파기를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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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남측은 특사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고 하면서 방문 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제1부부장이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라고 통신은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자타가 공인하는 바와 같이 훌륭했던 북남(남북) 합의가 한걸음도 이행의 빛을 보지 못한 것은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금철 부장도 동시에 담화를 발표하고 앞으로 남북간의 대화는 없을 것이란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북남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전날 오후 폭파 형식으로 파괴된 남북 연락사무소의 고화질 사진을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이는 김 제1부부장이 13일 담화에서 “머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이었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낸 이후부터 연일 대남 비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파상공세로 대남 메시지의 무게감을 강조하고 남측 및 국제 여론에 대한 선전을 증폭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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