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허덕이는 유럽 경제..'포르투갈 출산율 최저 '

포르투갈 출산률, 60년 이래 '최저'
재정난에도 출산 장려금과 각종 혜택 유지
  • 등록 2013-01-09 오후 4:07:30

    수정 2013-01-09 오후 4:07:30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지난 2011년 재정난으로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이 유일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출산 장려금이다.

포르투갈은 경제 침체속에도 출산 장려금 1300달러(138만원)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무료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젊은 부부에게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 세금을 꾸준히 감면해주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출산율 (그래프=월스트리트저널)
포르투갈의 소도시 멜라코 시장인 안토니오 루이 솔헤이로는 “출산과 관련해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면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포르투칼의 신생아수는 약 9만명으로 지난 60년 이래 가장 낮았다. 포르투갈의 최근 신생아나 이민자 수는 사망 인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멜라코 전체 인구 9173명의 3분의 1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이 도시에서 지난해에 태어난 신생아수는 33명으로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솔헤이로 시장은 “이 같이 저출산이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번영된 북쪽 도시들도 경제 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와인과 소시지 등을 제조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인구가 점점 줄어들면 이들 사업도 성장 잠재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은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 대부분이 부채 위기를 겪으면서 출산률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들이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경제침체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비엔나 인구 연구소는 22개 유럽 국가들 가운데 15개 국가들의 출생률이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유럽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생률은 최소 2.1명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의 경우 지난 2011년 출생률이 1.43명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실업률이 가장 높은 스페인도 출생률이 1.36명까지 내려갔다. 한편 최근 경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아일랜드는 출생률이 2.05명으로 지난 2008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포르투갈 인구협회는 포르투갈 인구가 현재 1000만명에서 오는 2030년에는 900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도 오는 2052년 인구가 약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비엔나 연구소는 오는 2050년까지 포르투갈,스페인,그리스 인구 가운데 3분의 1은 65세 이상 노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18% 비율에 비해 두 배 높은 수치다.

한편 포르투갈의 젊은 여성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출산을 꺼리거나 브라질 등으로 이민을 준비중이다.

캘리 파울라 벤토(28)는 최근 아이를 출산한 후 멜라코의 한 카페에서 종업원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임신했을때 포르투갈 경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경제가 너무 불안정하고 언제 좋아질지도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두번째 아이는 브라질로 이민을 가 그곳에서 낳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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