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차이나 리스크’ 여전…AI 규제 장벽 넘을 수 있을까

모든 기기 AI 도입 '애플 인텔리전스' 대중 전략 의문
"데이터보안법·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AI 규제 엄격"
당국 승인·챗GPT 대체·서버 운용 등 법적 기술적 난제
"생성형 AI 파트너 찾아야"…바이두·알리바바 등 거론
  • 등록 2024-06-21 오후 3:22:27

    수정 2024-06-21 오후 3:22:2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의 ‘차이나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애플은 모든 기기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지만, 중국에선 법적·기술적 진입 장벽으로 이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팀 쿡(오른쪽)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21일 중국 상하이 애플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행사에 참석해 소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CNBC는 20일(현지시간)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이 전략을 공개하고, AI를 활용한 음성 비서 시리의 버전 업그레이드, 이메일 자동 정리, 오디오 영상 복사 및 요약 등의 기능을 소개했다.

애플은 올 가을 미국에서 영어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다른 언어, 기능 및 플랫폼은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애플 인텔리전스는 모든 기기에 AI를 도입하는 전략인데, 이 기술을 어떻게 중국에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CNBC는 “중국의 AI 규제는 매우 엄격하다. 중국의 인터넷은 AI 서비스가 정부 관점 또는 이데올로기에 어긋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할 가능성을 우려해 엄격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시장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중국 규제당국이 애플의 AI 모델을 승인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이 스마트폰 및 회사 자체 서버 모두에서 실행되는 애플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2021년 9월 데이터보안법을, 11월 개인정보보호법을 각각 시행했다. 이에 따라 LLM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려면 중국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애플은 시리에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챗GPT는 중국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는 애플이 챗GPT를 대체할 다른 생성형 AI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애플이 잠재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으로는 자체 LLM 및 음성 비서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두와 알리바바가 꼽힌다.

이외에도 중국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과 애플의 핵심 전략인 ‘개인정보보호’가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을 공개하며, 자사가 소유한 서버에서 AI가 데이터를 처리하며 이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정부가 기업들이 보유한 개인정보 등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 이에 애플 역시 아이폰 고객의 데이터를 중국과 중국 국영기업이 소유한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AI 컴퓨팅 서버와 관련해서도 또다른 파트너 기업을 찾아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회사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반한다는 비판을 야기할 수도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파트너인 닐 새라는 “애플이 중국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배포하는 것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 될 것”이라며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배포될 것이며 그때까지는 경쟁에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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