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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새 정부 들어서면서 진행되는 첫 파업인 만큼 정부가 ‘불법 행위 원칙대응’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하겠다’는 강경대응 입장만 반복하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봉주 위원장은 “파업대오를 약화 시킬 것이었으면 애초부터 이번 총파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화물연대 전통처럼 대화에는 대화로, 탄압에는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비조합원도 함께하는 파업을 통해서 투쟁이 끝나고 나면 물류 운송시장에서 역기능을 없애 중단 다단계 착취가 사라지고 안전운임제가 전차종에 도입되는 순기능을 발휘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화물연대의 일부 파업 현장에서는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공장으로 드나드는 화물차량을 막아선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15명을 체포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엽적으로 갑자기 돌발 사고가 나기도 하는데 애초 화물연대는 파업에 앞서 폭력을 쓰지 않기로 결의했다”며 “폭력적 방식으로 투쟁하게 되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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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급등에 운행할 수록 적자”…안전운임제 적용 필요
화물연대는 총파업의 배경으로 유류비 부담 증가를 내세웠다. 유가급등으로 화물 운송비용이 급상승했는데도 화물 운송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화물노동자의 소득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평균 1374원이던 경유가는 47.6% 상승해 전날 기준 2028원까지 올랐다. 25t 화물차량의 경우 월 운송 거리를 1만889㎞로 산정하면 월 유류 사용량은 약 3630ℓ인데 현재 유류비는 약 668만원으로, 1년 전(약 373만원)보다 295만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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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화물연대는 화물노동자들의 ‘최저임금제’ 격인 안전 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와 확대적용을 요구했다. 2020년 도입된 안전 운임제는 낮은 운임 탓에 과로나 과속에 내몰려 사고를 내는 것을 줄이고자 도입했으며 3년 일몰제로 올해 말 폐지된다. 안전운임제는 운송료가 연료비에 연동해 정해지기 때문에 최근처럼 유가가 급등해도 화물노동자들은 수입을 보전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적용 범위를 넓혀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2만6000대 일부 품목에서 41만 규모의 전 차종으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비조합원인 김영민 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비조합원이지만, 투쟁하는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며 “안전운임제를 경험한 이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니 무리하게 과적을 하지 않아도 돼 안전면에서도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로 돌아가 안전운임제가 폐지된다고 하면 유류상승분과 물가상승분까지 더해져 마이너스 생활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에서 곡물을 운송하는 이호신 조합원도 “컨테이너와 시멘트까지 안전운임제에서 빠진다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며 “곡물이 무겁다보니 연비도 안 나오고 타이어와 라인 등 소모품들도 빨리 닳는데 안전운임제 적용은 전품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논의에 있어 국토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을 앞두고 국토부 장관이 제도에 대한 성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연장 여부를 논의할 단계인데 국회에 떠넘기며 입장조차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사안 해결을 위해 안전운임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고 하지만, 국토부의 책무를 방기한 면피용에 불과하고, 안전운임제 도입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TF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