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회장 "홈플러스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14년간 일군 홈플러스 떠나 학자로 새로 시작
"이마트 이기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 등록 2013-05-29 오후 4:45:26

    수정 2013-05-29 오후 4:45:2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14년간 홈플러스를 이끌어온 이승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경영학자로서 새로운 길을 시작한다. 이 회장은 미국 보스턴대의 초청을 받아 다음 달부터 100일간 현지 교수진과 창조경영 이론을 연구하는 라운드 테이블을 운영한다.

이 회장은 29일 서울 종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물산 유통부문 시절부터 44년 동안 몸담아온 최장수 유통 CEO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홈플러스 설립 초기를 44년간의 ‘유통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으로 꼽았다. 당시만 해도 홈플러스는 업계 최하위의 이름도 생소한 외국계 기업이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 유통부문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400%라는 위로금 지급해도 발령을 내면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이 태반이었다”라며 “앞날을 걱정하는 직원들이 태우는 담배 연기 탓에 복도에 나가면 눈이 따가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2005년까지 41개의 점포를 내고 우리의 성공사례를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2005년 꿈은 이뤄졌다. 점포수는 40개로 늘었고 업계 순위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이어 3위까지 치고 올랐다. 하버드대학 강연도 성사됐다.

당시를 회고하면 “생활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기능을 적용한 한국형 대형마트를 도입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라며 “국민 생활의 질과 산업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14년간 홈플러스를 이끌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었던 점으로는 당초 약속했던 업계 1위를 탈환하지 못한 것을 들었다. 이 회장은 “본사인 영국에서 원칙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초기 출점 경쟁 속도전에서 밀린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나짐 히크 메트의 ‘진정한 여행’의 시구를 인용하며 “우리의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꿈과 열정이 많은 신임 도성환 사장이 업계를 선도하는 최고의 경영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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