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방지 '공염불'...농협 전산망 이번에도 '뚫려'

전산 인력·예산 내부규정 충족하지만, 실전은 '취약'
  • 등록 2013-03-21 오후 5:05:06

    수정 2013-03-21 오후 6:35:15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지난 20일 일어난 방송사와 금융산 전산시스템 장애 사태가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농협은 여전히 전산망 장애를 겪고 있다. 지난 2011년 전산 마비 사태로 해킹방지 대책을 세웠지만, 정작 아무런 효과가 없었음을 방증했다.

21일 농협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여전히 16곳 지역 농축협의 전산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 32곳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모든 지점 전산망이 완전히 복구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경우, 컴퓨터 바이러스가 지역 농축협에 비치된 컴퓨터와 자동화기기를 통해 들어와 전국 4541개 지점을 일일이 확인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행·농협생보·농협손보 등 3개 금융계열사 전산 시스템은 지난 20일 오후 2시 15분 장애를 일으켰다. 농협은 사태 확산방지를 위해 본점 내 모든 PC 랜선을 뽑아 오후 모든 거래가 정상화되는 듯했으나 일부 농축협 단위조합은 하루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농협 전산망 불통 사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4월 농협 전산망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아 사흘이상 전면 마비됐었다. 더 심각한 것은 농협은 대대적인 전산망 오류 사태를 겪고도 지난해에만 연거푸 세 차례나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농협은 이번 금융회사 전산시스템 장애를 피하지 못하면서 대대적인 해킹 방지 노력이 있었는지조차 의심을 받게 됐다. 농협은 2011년 전산망 오류에 대한 인력과 예산에 대한 내부규정을 마련, 규정상 보안팀 인력은 전체 전산(IT) 인력의 5%, 예산도 전산(IT) 예산의 5%를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 현재 농협의 인력과 예산 모두 12%, 10%대 수준으로 규정은 충족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전과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금융당국은 이번 금융기관 전산망 마비에 대해 ‘업데이트 서버를 통한 악성코드 유포’를 감염경로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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