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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2020년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백화점·할인점 매출액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4.6% 감소했다. 100보다 낮은 경우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96.9를 기록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매달 발간하는 경제동향 보고서로 정부의 경기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내수가 줄어들었고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달 19일 이후로 전반적으로 이동이 줄면서 서비스업 소비가 떨어졌다”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드 때보다 조금 더 내려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매판매 가운데 온라인 매출액은 지난달에 27.4% 급증했다. 생필품 구매 등 일부 소비는 온라인을 통해 상쇄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린북은 “대외적으로도 코로나19의 글로벌 파급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원자재·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지난해 4분기에 경제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지만 2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애초 예상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무디스는 1.9%에서 1.4%로, S&P는 2.1%에서 1.6%로 내린 데 이어 다시 1.1%로 재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1.0%로 전망치를 내렸다. 앞서 지난달 말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내린 바 있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조정과 관련해 김 과장은 “정부는 전망기관이 아니고 정부가 오늘 갑자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 또 다른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8일 ‘착한 임대인 운동’ 지원과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지원 등을 담은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추경안을 발표하고 국회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