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단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총자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리지 않겠다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호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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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2일 기준 최근 1주일 동안 MMF로 3개월 내 최대 규모인 약 512억달러(약 70조7000억원)가 유입됐다. 이에 MMF의 총자산은 6조1500억달러(약 8497조원)로, 이는 역사상 최고치 수준에 해당한다.
유형별로는 재무부 증권(TB), 환매조건부채권(RP), 기관 부채 등에 주로 투자하는 정부기금 MMF의 총자산이 해당 기간 445억달러(약 61조 4856억원) 증가하면서 4조9700억달러(약 6868조원)로 불어났다. 기업어음(CP)과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프라임 MMF는 같은 기간 45억달러(약 6조2185억원) 증가한 1조500억달러(약 1450조원)로 집계됐다.
MMF는 단기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초단기금융상품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과 함께 전형적인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연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2022년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자 MMF에 자금이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한 MMF로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0년 만에 최고치인 5.25~5.50%로 7차례 연속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최근 경제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금리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 위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인하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존 캐나번 채권 분석가는 “MMF로의 자금 유입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MMF 수익률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