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국세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전일 사전 예고 없이 직원 150여명을 투입해 롯데백화점·마트·슈퍼·시네마 등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데다 신헌 대표이사 사무실에까지 조사팀이 투입되는 등 고강도 조사가 진행되면서 롯데그룹은 물론 업계에서도 내심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측은 2009년 이후 약 4년만에 시행되는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단순히 정기조사로 넘기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먼저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롯데호텔에 대한 세무조사가 끝난지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다는 점이다. 정기 세무조사와는 달리 사전 통보도 없었다.
이에따라 롯데쇼핑과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및 편법 지원 등을 통한 탈루 여부 등에 대한 정황을 포착하고 기획 조사를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의 광고계열사인 대흥기획과 롯데시네마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 각각 공정위와 감사원으로부터 조사와 감사를 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의 해외 법인은 물론 오너 일가의 탈세 및 해외 은닉재산 등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은 현재까지 조사 기간에 대해서만 120일로 통보하고 조사의 성격이나 목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번 조사를 두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이후 ‘이번 정권 사정의 다음 타깃은 롯데’라는 소문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