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2층에 야전침대 깔고 세탁기만 연구했지요"

'고졸' 조성진 LG전자 부사장, HA사업본부장 사장 승진
35년간 세탁기 한우물.. 세탁기 1위로 올려놔
  • 등록 2012-11-28 오후 4:20:00

    수정 2012-11-28 오후 4:28:25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LG전자에서 첫 고졸 출신 사장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28일 단행된 내년도 LG그룹 임원 인사에서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급)으로 승진한 조성진(56) 부사장.

조성진 LG전자 부사장이 올해 정기인사를 통해 사장(HA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 제공.
조 신임 사장은 특히 LG전자(066570)의 핵심사업부서인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HA사업본부는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LG전자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생활가전분야를 관할한다.

조 사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한 지난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하면서 세탁기와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LG의 한 관계자는 “지난 35년동안 세탁기만 끼고 살았다더라”고 그의 집념을 전했다.

월풀 등 글로벌 강자를 제치고 LG전자는 세탁기에서만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LG전자가 이런 반석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조 사장의 끈질긴 선진기업 극복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

“일본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1990년대 초 LG 세탁기는 거의 일본 기술에 의존하다시피 했다. 공고를 졸업하고 입사 15년이 넘어가자 자체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한 조성진 전기회전기전기설계실 기감보(차장급)는 세탁기공장 2층에 살림을 꾸렸다. 야전침대와 주방시설이 전부였지만, 밤샘작업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그러기를 수년. “아예 세탁통에 모터를 직접 부착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연구가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1998년 세탁조에 직접 연결된 모터로 작동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D)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DD 시스템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LG 세탁기의 간판 기술이다.

그의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어 당시 1%에도 못미쳤던 국내 세탁기 보급률이 지금은 거의 모든 가정이 세탁기를 놓을 정도로 보편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세탁기 시장에서 10.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7.1%), 월풀(7.1%)를 밀어낸 실적이다. 2009년(9.4%), 2010년(10.6%)에도 수위에 올랐다.

LG 트롬 드럼세탁기를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세계 최대 용량 LG 드럼세탁기(WM8000) 등을 통해 미국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리포트에서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35년간 한우물만 판 그 명장이 LG전자의 첫 ‘고졸 신화’를 탄생케 한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오늘도 완벽‘샷’
  • 따끔 ㅠㅠ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