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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한 지난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하면서 세탁기와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LG의 한 관계자는 “지난 35년동안 세탁기만 끼고 살았다더라”고 그의 집념을 전했다.
“일본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1990년대 초 LG 세탁기는 거의 일본 기술에 의존하다시피 했다. 공고를 졸업하고 입사 15년이 넘어가자 자체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한 조성진 전기회전기전기설계실 기감보(차장급)는 세탁기공장 2층에 살림을 꾸렸다. 야전침대와 주방시설이 전부였지만, 밤샘작업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그러기를 수년. “아예 세탁통에 모터를 직접 부착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연구가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1998년 세탁조에 직접 연결된 모터로 작동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D)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DD 시스템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LG 세탁기의 간판 기술이다.
LG 트롬 드럼세탁기를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세계 최대 용량 LG 드럼세탁기(WM8000) 등을 통해 미국 소비자 정보지 컨슈머리포트에서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35년간 한우물만 판 그 명장이 LG전자의 첫 ‘고졸 신화’를 탄생케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