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값 인상 불발에 식품업계 불만 폭발

정부 압박에 번번이 무산
"원재료값은 치솟는데… 이러다 한계상황 온다"
  • 등록 2012-07-23 오후 5:16:20

    수정 2012-07-23 오후 5:16:2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CJ제일제당(097950)이 10년 만에 햇반 가격을 올리려던 시도가 사실상 불발됐다. 이상기온, 작황부진 등으로 원재료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식품 가격의 인상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자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들은 최근 CJ제일제당과의 햇반 가격 인상 협상에서 가격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CJ제일제당은 지난 19일부터 햇반·다시다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8~9%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유통업체들에게 돌린 바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햇반 가격인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가격인상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물가관리를 하려는 정부의 압박에 식품·유통업체들이 또 다시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에도 CJ제일제당은 이들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가 정부 눈치 및 여론에 밀려 철회한 바 있다.

식품업계에서 가격을 올리려다 철회한 것은 CJ제일제당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롯데칠성음료는 사이다, 펩시콜라 등 20여종 출고가 4~9% 올렸다가 한달 만에 원래 가격으로 내렸고, 오비맥주는 작년말 카스, 골든라거 등 5개 제품가격을 7.48% 올린다고 발표했다가 사흘만에 번복했다. 풀무원 역시 12월 두부, 콩나물 등 10개 품목 150여개 제품의 가격을 7% 인상했다가 당일 철회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농심캘로그는 지난 2월 콘푸로스트, 스페셜K 등 주요 제품 가격을 4~5% 인상하려다 보류했고,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조니워커 등 주요 위스키 출고가를 4~6% 인상하려다가 철회했다.

가격인상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식품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최소 폭으로 인상하려는 것인데 이마저도 어렵다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식품업체 A사 관계자는 “올해 원재료 가격이 치솟은 주력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율이 지난해에 비해 2%포인트 낮아져 한계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정부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가격은 업계 자율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개별 가격에 대해 업계와 협의하거나 가격 인상방침을 철회하도록 요청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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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겹살 관세포탈 혐의 CJ제일제당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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