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달 2일 흉기로 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치료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와 이 대표의 측근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의원, 천준호 민주당 의원(당대표 비서실장)이 각각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시민단체가 경찰의 첫 조사를 받았다.
| 부산 방문 도중 목 부위를 습격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입원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인근에 경찰 인력이 배치돼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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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 교수와 정 최고의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8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교수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천 비서실장도 같은 날 직권남용과 강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경찰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의사가 자기의 본분을 상실하고 부산대에 외압을 행사했기 때문이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서 왜 서울대에서만 수술을 해야 했는지, 누가 직권을 남용했는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또 “헬기를 띄우려면 법령에 따라 매뉴얼을 지켜야 한다, 최종 결정은 의사의 소견이다”며 “부산대에서 긴급하게 의료 처치를 했기 때문에 부산대에서 수술하면 되는 것인데 굳이 4시간 넘게 걸려 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오전 10시 25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김모(67)씨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목 부위를 다쳤다. 이 대표는 구급차와 헬기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오후 3시 20분쯤 다시 응급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원 과정에서 천 비서실장이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원을 요청했다는 뉴스가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헬기 이송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민 교수는 서울대브리핑 과정에서 한 발언이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민 교수는 수술 경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청래 최고의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의료계로부터 의료기관을 서열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지난 16일 권익위는 이 대표의 서울 헬기 이송 특혜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지난 8일 이 대표 등을 업무방해 및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