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25원까지 오르며 마감했다. 1320원대로 안착한 것이다. 미국 물가 둔화를 소화하고 미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우리나라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해제될 거란 소식에 환율이 추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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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6.0원)보다 8.9원 오른 132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31일 1327.2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원 오른 1319.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20원을 가뿐히 넘어섰고, 오전 11시반께는 1324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환율은 1320원 초반대에서 움직이다가 마감에 가까워지면서 상승 폭을 확대해 1325원을 찍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5월 31일 1327.3원 이후 최고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 보다 낮게 나오면서 시장은 안도했다. 다만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8월 물가가 또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와 미국의 30년물 국채 입찰 부진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에는 소폭 꺾였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3시5분 기준 102.55로 나타났다. 달러·위안 환율은 7.24위안, 달러·엔 환율은 144엔대로 큰 움직임이 없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국내 은행에 묶여 있던 이란 정부 자금중 60억달러(약 7조8900억원) 상당의 동결 해제를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장중 나왔다. 현재 이란 정부 자금은 IBK기업은행 및 우리은행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에 약 70억달러(9조2000억원) 규모가 동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환전 수요가 유입될 것이란 시장 심리가 커지며 달러 매수세가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후에 달러인덱스도 좀 빠지고 위안화, 엔화, 증시도 큰 움직임이 없는데 원화가 큰 약세를 보였다”면서 “이란 자금 동결 해제 소식이 전해지고 사실 확인이랑 별개로 시장 심리가 동요하면서 환율을 끌어올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외국인 코스피 시장에서 1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200억원대 순매도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0.4% 하락, 코스닥 지수는 0.1%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02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 11일 환율 흐름 (사진=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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