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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국립암센터에서 진료 및 검사 접수와 비용 수납을 하려는 내원객들은 손에 꼽을 정도여서 각 창구 앞 대기 좌석들은 텅 비다시피 여유가 있었다. 창구별 대기현황을 보여주는 전광판도 ‘외래수납·예약 9명’ ‘퇴원수납 0명’ ‘입원 0명’ 등 한자릿수 수준의 안내만 떠 있는 정도였다. 창구 직원들은 이따금 내원객을 상대하며 “위층으로 진료 보러 가세요” “오늘 검사·진료비 다 하셔서 19만원입니다” 등의 안내말을 건넸다.
수납·예약 창구가 한산하다 보니 병원 내 개별 검진센터와 진료실들도 한산한 접수창구와 함께 대기자가 거의 없었다. 평소 국립암센터의 하루 평균 전체 외래진료 1000건 안팎 수준으로 붐볐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이날 오전 국립암센터를 찾은 60대 남성 전모씨는 “정상적으로 검사 예약하고 받으러 왔다”면서 “접수 과정에서 딱히 불편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김모씨도 “오늘 진료를 본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평소와 달리 사람들이 없어 빠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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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도 당초 보건의료 인력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앞서 이날과 오는 14일 예정된 암 환자 수술 100여건과 외래진료 2000여건을 전면 취소하고 일부 입원 환자들을 퇴원 조치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는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파업에 동참하되, 이날부터 양일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리는 산별 총파업대회에 최소 인원만 참여하는 것으로 전날 늦은 밤 병원 측과 극적 합의했다. 이날 산별 총파업 1일차 집회 현장은 국립암센터 조합원 약 200명만 참가한다. 이 중에는 이날 근무가 없는 비번 등 휴무 인력들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날도 정상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국립암센터는 기존에 진료 또는 수술 예약이 취소된 환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정상 진료를 안내하고 있다. 현재 국립암센터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정상적인 진료예약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노사간 협의에 진전이 있어서 이날 오전에 정상 운영이 결정돼 현재 정상 진료가 진행 중”이라며 “취소했던 외래 진료와 수술 건에 대해 다시 안내 드리고 일정을 잡으면서 오후부터는 다시 내원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