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사상 최대 실적 배경은?

조선부문, 영업이익·이익률 '수직 상승'
플랜트·건설장비 등 비조선부문도 선전
  • 등록 2010-04-22 오후 3:43:25

    수정 2010-04-22 오후 3:44:50

[이데일리 윤종성 채승기 기자] 현대중공업이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조선 부문의 활약과 원자재 가격 하락, 비조선 부문의 선전 등을 내세워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세웠다. 당기순이익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현대중공업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이후 후판 가격의 상승에 따른 조선부문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지만, 대세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년3개월만에 갈아치운 '사상 최대 기록'
현대중공업(009540)은 1분기 88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 2008년 4분기 영업이익 6750억원보다 30.5% 늘어난 금액이다.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9262억원(17.5%)을 달성해 종전 최대치였던 2008년 4분기의 8674억원을 넘어섰다. 1년 3개월 만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최대실적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이다.

이 같은 사상 최대 실적은 원가 하락과 함께 조선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장근호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675억원에 그쳤던 조선부문의 영업이익이 올 1분기에는 342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며 "조선 부문에서 거둔 기대 이상의 성과가 최대 실적을 거둔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분기 2.8%에 그쳤던 조선부문의 영업이익률 역시 올 1분기에는 후판 가격 하락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17.7%로 대폭 상승했다.

◇ 해양플랜트· 건설장비 선전도 '한몫'
해양플랜트와 건설장비 등 비조선 부문이 선전한 것도 '사상 최대 실적'의 밑거름이 됐다. 실제 지난 1분기 적자였던 건설장비부문의 경우 중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흑자전환했다. 작년 1분기 -19.5%였던 건설장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5.6%로 돌아섰다.

플랜트 부문의 선전도 두드러진다. 작년 1분기 209억원이었던 플랜트 부문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에는 1461억원으로 600% 가까이 증가했다.

상당 폭의 이익 감소가 예상됐던 전기전자 부문· 엔진기계 부문이 나름 선방한 것도 최대 실적을 견인한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엔진기계 부문은 약 500억원이, 전기전자부문은 약 8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감소 폭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향후 후판가격이 변수.. "대세엔 영향 없을 것"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부문에 치우치지 않은 안정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비조선부문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수로는 후판가격을 꼽고 있다. 후판 가격 상승으로 2분기 이후 조선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0%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하지만 대세에 지장을 줄 수준은 아라는 지적이다. 

장근호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실적 상승세는 2분기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반기 예상되는 후판 가격 상승 등으로 조선 부문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아도 비조선 부문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 실적 상승세가 꺽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1분기 최대 실적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경향이 있다"며 "원자재 재고물량이 (하반기에도 쓸 만큼) 아직 여유가 있어 올 연말까지 좋은 실적을 거두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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