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흉기 테러 대책 발표…난민 혜택 삭감·강제 추방 강화

공공장소 테러 및 난민 범죄 예방 위한 치안대책 발표
졸링겐 흉기 테러후 반이민 여론 확산 따른 후속조치
축제 등서 흉기소지 금지… 불심검문·안면식별 허용
이민자 혜택도 대폭 삭감…타국 거치면 무조건 되돌려
  • 등록 2024-08-30 오후 2:31:02

    수정 2024-08-30 오후 2:31:0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이 지난주 시리아 출신 이민자의 흉기 테러로 3명이 목숨을 잃은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치안대책을 강화하고, 추방 위기에 직면한 난민들에 대한 혜택을 삭감하기로 했다.

한 여성이 24일(현지시간) 졸링겐의 축제현장에서 칼부림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AFP)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날 무기법 개정을 포함해 흉기 및 난민 범죄를 막기 위한 치안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스포츠 경기, 지역 축제 등 대규모 공개 행사 장소에선 칼과 같은 흉기 소지가 금지된다. 관련 규제 권한은 주정부에 위임키로 했다.

아울러 경찰에는 범죄 용의자로 의심되는 경우 불심검문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식별을 위해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사용도 허가했다. 극단주의자로 분류된 경우엔 총기 소지를 불허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3일 독일 서부 졸링겐에서 벌어진 축제에서 시리아 출신 이민자가 휘두른 칼부림으로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은 데 따른 조처다. 테러 용의자는 지난해 불가리아로 강제 추방을 당했어야 했는데, 잠적하는 바람에 6개월 간의 이송 기한이 만료됐다. 결국 그를 제때 추방하지 못한 독일 정부가 테러 책임을 지게 됐다.

흉기 테러 이후 독일 내부에선 이민자·난민에 대한 적대 여론이 확산했다. 무기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와 압박도 잇따랐다. 정치권에서는 독일 야당 대표인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즉각 중단하고 범죄 용의자들은 고국으로 강제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츠 대표의 요구가 현행 독일법에선 허용되지 않는 관행이다. 그만큼 독일 내부에서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적대감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이는 독일에서 이민자 또는 난민 출신 범죄자들의 강력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책임론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독일 정부는 결국 이날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독일 내무부 장관인 낸시 페이저는 이낯 치안대책 발표와 함께 “졸링겐에서의 테러 공격은 우리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는 정부가 강경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항상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또 이민자 및 난민에게 제공했던 각종 혜택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우선 독일 이외 유럽연합(EU) 국가에 먼저 입국한 난민은 최대한 빨리 해당 국가로 되돌려보내고 복지 혜택도 주지 않기로 했다.

가족의 장례식 등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 없이 고국을 오가는 난민은 보호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독일에선 이민자 및 난민이 자국의 복지 혜택을 누리면서 고국에서 휴가를 즐기고 돌아온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페이저 장관은 “더블린 조약에 따라 EU 다른 국가들이 난민들을 돌려보내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그들을 추방할 수 있다”며 “난민은 더 이상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더블린 조약에 따르면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서 망명 신청 등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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