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폐기된 ‘망 중립성’ 규정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인터넷 네트워크가 공공재가 된 만큼 누구나 차별 없이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FCC는 이날 회의를 열고 망 중립성 규정 복원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복원 결정은 내년 이뤄질 예정으로 FCC는 그 사이 망 중립성 복원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망 중립성 원칙은 통신 사업자가 콘텐츠나 트래픽에 상관없이 모든 사용자에게 요금·속도 등 동등한 조건으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인터넷이 전기나 수도와 같은 공공재가 됐다는 전제하에 사용자를 차별·배제해선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제시카 로즌워슬 FCC 위원장은 망 중립성 규정 부활에 대해 “인터넷 접속은 단순히 접근 가능하고 부담 가능한 것 이상이어야 한다. 인터넷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이 같은 논리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망중립성 원칙을 도입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이를 폐기했다. 인터넷은 공공재가 아닌 상품이라는 논리에서다. 통신사들은 구글·페이스북 등이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며 막대한 이익을 누리는 데 반해 자신들은 부담만 떠안는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번에서 통신업계와 공화당은 망 중립성 원칙이 통신사 부담을 늘릴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선 법정 싸움도 각오하고 있다. 마이클 파월 전미인터넷·텔레비전협회 회장은 망 중립성 부활 논의에 대해 “엄청난 변화이자 규제 환경의 급변”이라며 “업계 전체가 (미국 대법원에) 위헌 법률 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WSJ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