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녹십자, `제약업계 1위` 다툼 치열

녹십자, 1분기 매출·영업익 추월..신종플루백신 힘
동아제약, `안정적 파이프라인`..녹십자 일회성 실적과 대조
  • 등록 2010-04-26 오후 4:09:03

    수정 2010-04-26 오후 4:09:03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동아제약(000640)이 40여년간 독점하고 있던 `국내 제약업계 1위` 타이틀에 독감백신을 앞세운 녹십자가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반의약품, 전문약 등 전 분야에 걸쳐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동아제약과 백신과 같은 특정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녹십자(006280)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 동아제약·녹십자 최근 실적 추이(단위: 억원)

◇녹십자, 1분기 동아제약 `추월`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녹십자가 동아제약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매출은 녹십자와 동아제약이 각각 2868억과 20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녹십자와 동아제약이 각각 884억원, 233억원으로 격차는 더욱 컸다.
이는 신종플루백신의 효과가 절대적이었다. 녹십자는 1분기에 신종플루백신으로만 매출 1560억원을 올렸다.

지난 1967년 이후 동아제약이 단 한번도 내놓지 않았던 국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양사가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한 셈이다.

현재로서는 1분기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녹십자가 1위 등극에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 모양새다.

녹십자는올해 하반기에 계절독감백신으로 수출을 포함, 700억원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회사는 최근 WHO 산하기관인 PAHO(범미보건기구)로부터 600만달러 규모의 주문을 받아 계절독감백신 수출의 첫 발을 떼기도 했다.
 
올해만 신종플루를 포함한 독감백신으로 2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의 신규매출 및 해외수출까지 더해지면 올해 목표로 설정한 매출 7900억원 달성도 충분하다는 기대다.
 
하지만 올해에 지난해 `신종플루 대유행`과 같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녹십자의 이 같은 성장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 동아제약, `안정적 파이프라인`이 무기

동아제약이 비록 1분기에 녹십자에 1위 자리를 내줬다해도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자체 개발신약을 비롯해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등 전 분야에 걸쳐 가장 탄탄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천연물신약 `스티렌`은 지난해 국내사가 개발한 전문약중 가장 많은 8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165억원의 매출을 올린 박카스 역시 부동의 `일반약 넘버 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 자체개발신약 `자이데나`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플라비톨`을 비롯해 제네릭 분야에서도 탄탄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자체개발신약을 비롯해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신제품을 속속 내놓은 결과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구축에 성공한 셈이다.

그 결과 과거 박카스를 비롯한 일반의약품에 대한 편중이 심했던 동아제약은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2005년 40.6%에서 지난해 57.8%로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제약산업 전체 규모에서 전문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5.3%에 달한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박카스의 비중은 23.5%에서 17.7%으로 떨어져 박카스에 대한 의존도도 낮아지는 추세다.
 
동아제약의 이 같은 안정적인 제품 파이프라인은 정부정책, 환율 등 대내외적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동아제약의 강력한 영업력 또한 회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다만 녹십자의 신종플루백신과 같은 `대박`을 노릴만한 신제품 등장이 요원하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김태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녹십자는 백신과 같은 차별화된 분야에 강점이 있으며 동아제약은 국내사중 가장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두 업체가 국내제약사의 긍정적인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경쟁구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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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1Q 영업익 233억..전년 比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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