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SK텔레콤이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개발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KT도 23일 스마트폰 개발자를 지원하는 `에코노베이션`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통신사들의 개발자 지원 정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폐쇄`로 대표됐던 정책을 180도 뒤집은 `오픈`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 일회성 이벤트나 생색내기가 아닌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통신사가 이처럼 개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스마트폰 확대로 인한 통신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더 이상 무선인터넷과 모바일 콘텐츠는 통신사가 폐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것.
스마트폰 시대에 무선 콘텐츠는 통신사의 미래를 결정 짓는 핵심 요소가 됐으며, 이를 위해서는 개발자들을 지원,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생태계 바꾸는 지원에 `중점`
KT는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인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열고 스마트폰 관련 기술 지원과 컨설팅도 제공한다. 특히 핵심 응용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는 등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를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운영하는 금전적인 지원을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개발 가이드를 번역해 제공하고, 모바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통신사들은 "개발자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이번 지원이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개발자들도 `환영`
먼저 개발자들은 폐쇄적으로 무선 콘텐츠를 운영해왔던 통신사들이 애플리케이션과 이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 자바 챔피언인 양수열 인피언컨설팅 연구소장은 "통신사들의 지원정책과 오픈정책은 개발자들이 적절한 대가를 받지 못했던 기존 생태계를 전환시키는 계기"라고 말했다.
또 개발자들은 통신사가 일회적인 지원이 아닌, 개발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도 환영하고 있다.
양 소장은 "개발자들이 경쟁력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며 "통신사들과 정부가 개발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발자들은 통신사들이 개발자를 지원하며 개발자를 통제하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진정한 의미의 개방과 지원이 이뤄져야한다는 얘기다.
대학생인 한 개발자는 "통신사들이 지원을 빌미삼아 또 다시 개발자들을 통제해서는 안된다"며 "기반만 마련하고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발자도 "통신사는 애플리케이션을 휴대폰 판매를 위한 촉매제 정도로만 생각해선 안될 것"이라며 "이 같은 인식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통신사들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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