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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씨처럼 고교 졸업 후 ‘대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특히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경우 대학진학률이 7년 연속 감소하는 등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이 정착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계고 진학률 ‘역대 최저’ 취업률은 ‘역대 최고’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2016년 직업계고의 취업률·진학률’에 따르면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대학진학률은 34.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들 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취업한 학생 비율(직업계고 취업률)은 47.2%로 2009년 이래 가장 높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 진학률은 2009년 73.5%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50.8% △2013년 41.6% △2015년 36.6%에서 올해 34.2%로 하락했다. 졸업자 100명 중 대학에 진학하는 인원은 34명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취업하는 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09년 16.7%에 불과했던 직업계고 취업률은 2012년 37.5%, 2014년 44.2%, 2015년 46.6%, 올해 47.2%로 상승세를 보였다. 2014년부터 직업계고의 취업률이 대학진학률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뒤 격차를 계속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업계고 취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진학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교육과정이 직업사회 전반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직업계고 취업률 상승 마이스터고가 견인
특히 직업계고 취업률(47.2%)은 대학진학률(34.2%)을 제외하면 72%에 달한다. 직업계고 졸업자가 100명이라면 이 중 47명은 취업을, 34명은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나머지 19명은 군 입대자와 취업준비생으로 분류됐다. 직업계고 졸업자 중 대학진학자를 뺀 취업률 72%는 전체 대졸자 취업률 67%(2015년 기준)보다 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교육부의 대졸자 취업률 통계는 대학원 진학자를 빼고 산출하고 있다.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 고교)는 독일의 기술 장인을 뜻하는 ‘마이스터(Meister)’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와 함께 전국단위의 학생 선발이 이뤄지며 학비는 모두 무료다. 대신 신입생들은 철저히 진로계획서 등을 보고 ‘고졸 취업’이 예정된 학생 중에서 선발한다.
덕분에 마이스터고 취업률은 첫 졸업생이 배출된 3013년 92.3%를 기록한 뒤 줄곧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마이스터고 취업률은 90.3%를 기록했다.
홍민식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특성화고나 일반고 직업반 학생의 취업률 상승과 진학률 하락은 무조건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과거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먼저 취업하고(선 취업) 필요한 경우 대학에 진학(후 진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홍순 직업교육정책과장도 “선 취업 후 진학 정착을 위해 정부에서도 그간 ‘양질의 고졸 일자리’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 취업에 성공한 직업계고 졸업자의 20%는 대기업과 공무원·공공기관 취업자”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5년 직업계고 졸업 취업자 중 12.5%(6576명)는 대기업에, 6.7%(3528명)은 공무원 포함 공공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